북한의 비핵화에 이어 당사국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이어지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한미의 ‘통 큰 그림’이 구체화하는 모양새다. /뉴시스

 

(이진화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정착 구상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는 가운데 청와대와 백악관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에 이어 당사국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이어지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한미의 ‘통 큰 그림’이 구체화하는 모양새다.

한반도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8일 앞으로 다가온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한은 비핵화뿐만 아니라 종전선언을 핵심의제로 다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17일(현지시간) “남북 당국 간 종전 협의를 정말로 축복한다”고 밝혀 남·북·미 간 물밑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음을 시사했다.

청와대는 18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종전선언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반도 안보상황을 궁극적 평화체제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다양한 방안 중 하나로 정전협정 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나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종전선언이 우리 생각만으로 달성할 수 없기 때문에 북한을 포함해 당사국과 긴밀히 협의하는 과정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전 정전협정 체결의 당사자가 미·북·중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직접 '종전'을 거론하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남북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사실임을 시사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북한의 대화도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북미 협상을 지휘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로 부활절 주말(3월 31~4월 1일) 극비리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 2명의 말을 인용해 폼페이오 지명자가 지난 부활절 주말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로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CNN방송도 소식통들을 인용해 폼페이오 지명자가 부활절 주말 방북했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는 백악관이나 국무부 관료들 없이 정보당국 관계자들만 대동해 북한을 방문했다고 전해졌다.

미국 정부는 아직 관련 내용을 공식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앞서 방미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북한과 매우 엄청나게 높은 수준에서 직접 대화를 해 왔다"고 밝혔다.

한편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종전 문제는 2007년 10·4선언에서 남북이 합의한 바 있다"며 "정부는 종전선언, 그리고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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