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화기자)  문재인 정부를 비방하는 인터넷 댓글을 무더기 추천하는 방식으로 여론 조작을 주도한 김모(48)씨는 '드루킹'이라는 필명으로 인터넷 등에서 유명세를 탔던 인물이다.

김씨는 2010년 초반부터 한 커뮤니티에서 '뽀띠'라는 필명으로 경제 관련 글을 써오다 필명을 드루킹으로 바꾸고 본격 블로그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드루킹은 ‘경제적 공진화 모임’이라는 카페에서는 추장님이라고 불릴 정도로 힘이 막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공모’ 회원들의 언론 인터뷰를 보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나온다.

한 회원은 드루킹이 “자미두수라는 인간의 운세를 보는 것에 통달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회원은 드루킹이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에게 오사카 총영사 인사 청탁을 한 이유에 대해 “일본은 결국은 침몰한다라고 믿고 있다”며 “일본이 침몰하며 공간이 필요한데 우리 조직 내에 있는 사람이 그 부분을 준비를 해야 된다는 계획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드루킹은 자신의 블로그 소개란에도 좋아하는 것에 '원칙과 상식', 싫어하는 것으로 '친일파, 이승만과 그 후예들 독사의 자식들'이 적혀있다. 취미로는 '불교철학, 자미두수(紫微斗數)'를 언급했다.

김씨는 인지도를 바탕으로 2010년 '드루킹의 차트혁명'이라는 주식 전문서를 펴내기도 했다. 주가 흐름에 관한 기술적 분석 기법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지난해에는 블로그와 같은 제목으로 팟캐스트,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다.

팟캐스트는 "경제민주화운동, 공동체를 통한 경제적 자유의 달성을 추구하는 드루킹의 자료창고"라고 소개하고 있다.

현재 그가 운영했던 블로그와 유튜브에서는 글과 동영상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하지만 각종 커뮤니티에서 공유됐던 글들을 보면 김씨는 지난 2016년 '탄핵을 늦추면 박근혜는 도망간다-탈주의 공범은 MB이다', 지난해에는 '문재인의 압도적인 승리가 필요하다' 등의 글을 블로그에 올리며 친여권 성향을 나타냈다.

현재 유일하게 팟캐스트에 남겨져 있는 방송의 제목 역시 '이니(문 대통령 애칭) 하고싶은거 다해'이다. 지난해 7월께 올라온 이 방송은 문재인 대통령 관련 뉴스를 주로 소개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와 우모(32)씨, 양모(35)씨 등 민주당원 3명은 지난 1월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과 관련된 기사에 정부 비판 댓글이 게재되면 '공감' 혹은 '비공감'을 대량 클릭, 특정 댓글이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도록 유도했다.

이들은 직접 정부 비판 댓글을 올리진 않았지만, 여러 댓글이나 추천 등을 한꺼번에 자동적으로 올릴 수 있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동원해 인터넷 여론을 조작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경찰 수사에서는 '문체부, 청와대, 여당 다 실수 하는 거다. 국민들 뿔났다', '땀흘린 선수들이 무슨 죄냐' 등 2개 댓글만 이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공감 클릭수는 각각 4만2391회, 4만693회다.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테스트 하기 위해 보수진영에서 정부 비판 댓글에 '공감'을 클릭한 것처럼 보이도록 한 의도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재인 정부를 비방할 의도는 없었으며, 특정 배후세력의 조직적인 지시를 받거나 후원을 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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