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흔 칼럼 / 전기차 점점 느는데 폐차 부산물 처리 규정 없어
강태흔 칼럼 / 전기차 점점 느는데 폐차 부산물 처리 규정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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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4.1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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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논설위원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차량 폐차 시 폐배터리 등을 회수하거나 처리할 세부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친환경 자동차 보급에만 열을 올릴 뿐 폐부산물 처리 대책 미비로 폭발 위험은 물론 또 다른 환경 오염이 우려된다.

지난 2013년 정부와 각 지자체의 전기차 보급 정책에 힘입어 전국에 2만6천여대의 전기차량이 운행 중이다. 전국 17개 도시 가운데 제주도가 제일 많고

전남은 다섯 번째(1천576대), 광주광역시는 여덟번째(공공·민간 포함해 625대)다. 광주는 ‘전기자동차 생산기지’를 표방, 보급댓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보급 정책에 따라 지난해까지 차량 1대당 국비 1천400만원, 지자체 700만원 등 2천 100만원이 지원됐다. 올해는 200만원 적은 1천900만원이지만 추세로 보면 전기차 보급률은 가파르게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전기차 보급에만 정책의 촛점이 맞춰져 있을 뿐 폐차에 따른 폐배터리 등 부산물 처리와 관련한 시행령이나 규정이 없다는 게 문제다. 관련법령(대기환경보존법 58조 5항)은 지자체가 폐배터리를 반납 받도록 돼있지만 구체적인 절차 등 반납 방법이 정해져 있지 않아 민간폐차장에 쌓여가고 있는 상태다.

전기차 폐배터리의 위험성은 상당하다. 중량이 100㎏이 넘어 전문가가 아니면 탈부착이 어렵다. 배터리의 핵심 부품인 리튬이온전지는 충격에 취약해 폭발성이 높다. 배터리를 잘못 취급해 폭발할 경우 나오는 플루오르화 수소 가스를 사람이 흡입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초기 운행을 시작한 차량의 배터리 수명 또한 조만간 다한다. 초기 모델은 5년, 최근 모델은 10년이 년한인 만큼 앞으로 1~2년 사이에 폐배터리 문제가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자체 관계자들은 "환경부로부터 명확한 지침이 없어 폐배터리 회수 및 처리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고, 업무를 맡을 전문 기관이나 전문 인력도 없다"고 밝혔다. 환경부 등 관계당국이 뒤늦게 1년내에 폐배터리 회수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하지만 재활용이나 처리를 위한 근거 법령이 제정되려면 최소 2년여의 시간이 걸린다.

기존의 휘발유·경유 차량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며 정부와 지자체가 친환경 전기자동차 보급에 나섰으면서도 정작 폐배터리 등 부산물 처리규정이 없다니 이해하기 힘들다.

정책의 중대한 허점이다. 더 늦기 전에 하루빨리 관련 규정 등을 마련해야 한다. 전문 처리 기술 보급과 인력 확보, 관련 기관 설치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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