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우 (綠雨)
녹우 (綠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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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4.0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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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삼의 초대시

림삼의 초대시

녹우 (綠雨)

 

해묵은 겨울근심

창턱 올려놓자마자 득달같이 찾아주는

친구,

 

은실 닮은 봄비 젖어

발목 더 붉게 물든 구구

비둘기,

 

날개 털어주다가

연초록나뭇잎 살갑게 간질이는

녹우,

 

부슬부슬 포슬포슬 참방참방 싸락싸락 -

창살 가늘게 비껴가며 건드리는

소리,

 

환부없는 아픔,

아련한 설움,

소리죽인 절규, 문득

어머니 해주시던 애호박수제비 달큰한 냄새,

그리곤 그리움.... 눈물

 

시의 창

봄비가 겨울의 근심을 씻어주면 세상은 새로운 소망으로 되살아난다.

그러면 세상은 다시금 우리에게 아름다운 추억과 그리운 시절들을 선물처럼 뇌리에 각인시키며 이 봄에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어찌 살아야 하는 건지 알려준다.

사실 이 세상이라는 게 따지고 보면 다 그저 그렇다.

특별히 천국과 지옥이 따로 있지 않다.

기쁨과 즐거움이 항상 붙어 다니고 고난과 보람은 서로 맞물려 있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결과가 천양지차로 갈리게 된다.

같은 환경에서 어떤 사람은 행복하지만 어떤 사람은 불행을 느낀다.

그처럼 행복은 환경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되어지는 일에 대하여, 주어진 여건에 관하여 얼마나 감사하고 만족하느냐 하는 태도에 의해서 결정되어지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적인 조건을 변화시켜 행복을 찾으려고 한다.

보다 나은 삶, 보다 좋은 집, 보다 고급스러운 자동차, 그런 것이 행복을 가져다주는 줄 알고 다른 사람과 비교되는 그런 것에서 행복의 척도를 재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먼저 내적인 요소를 변화시켜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

참된 행복, 참된 기쁨, 참된 만족은 외부에서 얻거나 세상의 조건이 주는 것은 아니다.

행복이라는 것은 관계를 통해서 오는 만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살아가면서 항상 최소한 두 가지의 말은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하나는 ‘미안하다’는 말이고 다른 하나는 ‘고맙다’는 말이다.

그동안 내가 못해주어서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 하고, 당신이 잘해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해야 한다.

고맙다는 말, 감사하다는 말은 가장 위대한 언어이다.

이러한 감사 언어를 가지고 있을 때 우리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환경이 어떠하든지 감사의 마음으로 보면 그 마음에는 행복이 펼쳐진다.

그러나 불평의 마음으로 보면 그 마음은 고통과 불행에 휩싸이게 된다.

결국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행복이 좌우되는 것이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려면 먼저 마음이 평안해야 한다.

마음이 평안하지 않은데 과연 감사가 나오겠는가 ?

사람들이 감사의 생활에 실패하는 가장 큰 요인은 겸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과 견주어서 자신을 추켜세우고 싶은 공명심, 다른 사람에게 보다도 자신에게 훨씬 더 후덕한 점수를 주어 합리화 시키고자 하는 이기심, 다른 사람을 무시하며 자신만 잘났다고 여기는 자만심, 이러한 것들이 마음을 지배하고 있으면 결코 감사하는 마음은 우러나지 않는다.

그런 태도의 사회생활에서는 평안을 잃어버릴 수 밖에 없고 그것은 곧 감사와는 거리가 먼 불행의 나락으로 스스로를 끌고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다른 이웃들과 서로 도우며 의지하며 그렇게 서로를 힘입어 살아가야 한다.

이웃의 도움을 힘입어 행복해지고 힘들고 어려운 삶의 문제들을 해결하게 된다면 감사는 절로 나올 수 밖에 없다.

바꾸어 말하자면 지금까지 우리는 이웃의 도움을 받지 못하였기에 감사가 없다.

도움받은 일이 있어야 감사가 나오게 됨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니 우리는 혼자의 힘으로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려 하지 말고 어차피 서로의 연약함을 돕기 위하여 존재하는 이웃과 더불어 협력하고 힘입어 서로 감사하는 삶을 살면 된다.

도움 받을 일을 기꺼이 자청하고 도움주는 일에 애써 나서야 한다.

삶이라는 게 무엇인가 ?

이 세상을 혼자의 힘만으로, 혼자의 생각만으로 헤쳐나가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이웃과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과 더불어 행동하고 반성하고, 새롭게 계획하여 다시 행동하고 또 반성하는 반복 속에서 모두가 공유할 행복을 추구하는 긴 여정 아니겠는가 ?

그러므로 우리는 이 삶에서 시종일관 감사의 마음을 견지해야 하는 것이다.

살다보면 누구에게나 실패나 고난은 닥쳐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우리는 실망하거나 낙심하지 말아야 한다.

왜 사람들은 수시로 좌절하고 포기하게 될까 ?

우선은 누구든지 기대했던 것이 빗나갈 때 낙심하게 된다.

사람마다 다 어떤 기대를 갖고 살아간다.

그러다가 그 기대한 것이 빗나가면 실망하고 만다.

잘나고 훌륭한 사람들도 그런 경우에는 갈팡질팡 하다가 급기야 넘어지게 되기도 하는데 우리처럼 보통의 서민들이야 오죽하겠는가 ?

또한 우리는 남들이 알아주지 않을 때, 인정 받지 못할 때 실망한다.

누구나 다 자기가 한 일에 대하여 인정 받고 싶어 하고 박수 받고 싶어 하며 칭찬 받고 싶어 한다.

기대가 빗나가 인정 받지 못하면 실망하게 되는 것이 보통 사람이다.

그러나 세상 구석 구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름 없이 빛 없이 봉사하며 희생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다 누군가에게 인정 받기 위하여 그리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과 감사의 마음들이 곳곳에 아름다운 씨를 뿌리고 싹자라서 풍성한 열매를 맺는 과정 중에서 인정 받지 못해도 행복한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감사해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

우리는 성급하게 속단하여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의 단면만을 보고 판단하거나 앞모습만 평가하여 행복과 불행의 꼬리표를 다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돌이켜 보면 과거에 실망하고 낙심했던 일들 가운데 오히려 그 때 그런 일이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고백할 만한 일들이 얼마나 많이 있는가 ?

겨우내 실망한 것, 낙심한 것, 손해 본 것, 억울한 것, 섭섭한 것, 그런 것을 조목조목 다 기억하고 그것만 붙잡고 있는 사람은 썰물이 밀어도 배를 움직일 수 없다.

때맞춰 바람이 불어도 풍차를 돌리지 못한다.

새 봄이 왔어도, 새 햇살이 비추어도, 씨앗을 뿌리지 못한다.

모래밭에, 돌밭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근심의 나무는 조그마한 시련이나 역경, 난관이 닥치고 마음이 괴로워지면 곧바로 말라져서 꺾이고 만다.

그러나 옥토에 뿌리를 내린 감사의 나무는 그럴수록 오히려 생기가 돋고 더 싱싱하고 건강하게 자라서 시절을 좇아 과실을 맺을 수 있게 된다.

당신은 혹시 지금 모래 위에 홀로 얹혀진 심정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은가 ?

다른 사람들은 다 바다로 나가서 고기를 잡고 있는데, 그래서 마음은 급한데, 유독 당신의 배만 모래에 걸려 오도 가도 못하고 있는가 ?

배를 닦고, 기름을 치고, 그물을 꿰매고, 그렇게 때를 기다리면서 다 준비를 했는데 하필이면 중요한 순간에 배가 모래에 걸려 바다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 거라면 당신의 오늘에는 바로 한 가지가 빠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 감사하는 마음 -

이 세상에 감사하고, 당신의 이웃에 감사하고, 당신의 삶에 감사하고,

돌아온 이 계절에, 살랑대는 바람에, 내리는 녹우에, 솟아나는 생명에 진솔한 감사의 마음을 보내면서 다시 한 번 힘을 내어 배를 옮겨보라.

서로 서로 힘을 합쳐서, 영차 ! 영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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