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보훈지청 보훈팀장 강양미

며칠 전 ‘서해수호의 날 메모리얼 데이’이벤트를 위해 관내 모 고등학교를 찾았다. 학생들이 직접 서해수호 장병들을 기억하는 종이배를 접어 보며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행사였다.

학교 선생님들은 모두 마치 내 일처럼 열심히 뛰어 주셨다. 종이배를 접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일일이 접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세심하게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도 가슴 뭉클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법, 공동체를 이루어 가는 법을 잊은 채 성적만을 강요당하는 요즘 아이들에 대한 이미지는 나의 선입견이었다. 서로 물어가면서 진지하게 종이배를 만들고 학번과 이름 그리고 서해수호 장병들에게 감사의 문장을 적어 넣는 모습은 보는 내내 흐뭇함을 느끼게 했다.

현실에 지쳐도 아이들에게서 희망을 본다는 누군가의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아이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종이배가 상자에 가득 담겼다. 이 종이배들은 며칠 뒤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과 만날 것이다.

올해 3회째를 맞은 서해수호의 날은 서해수호 3개 사건 호국영웅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국민들이 국가 안위의 소중함을 되새겨 보는 계기로 삼기 위한 날이다. 많은 기념일들이 특정 일자를 지정해 기념하는 것과는 달리 서해수호의 날은 우리 군 희생이 가장 많았던 천안함 피격일을 기준해 3월 넷째 금요일로 지정되었다.

제3회‘서해수호의 날’ 행사는 오는 3월 23일에 서해수호 3개 사건인 천안함 피격,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 사건의 전사자 모두가 안장되어 있는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된다. 이날 행사는 정부 주요인사, 희생자 유족, 시민, 학생 등 7,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되며 식전행사로 합동묘역으로 조성된 제2연평해전 및 연평도 포격도발 전사자 묘역과 천안함 묘역 참배, 희생자 추모가 진행될 예정이다.

서해수호 용사들은 자신들의 목숨과 맞바꿔 우리 아이들이 펼쳐갈 미래의 대한민국을 유산으로 남겼다. 아이들의 대한민국을 지켜나가는 것은 분명 우리 모두가 그분들에게 넘겨받은 사명과 같은 것이다. 단지 잊지 않겠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서해 수호 용사들이 지킨 대한민국을 우리의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위해 더욱 더 발전시키고 가꿔나가야 하는 의무. 그것이 우리에게 있다. 오는 제3회 서해수호의 날은 과거의 사건에 대한 행사가 아닌 우리의 미래에 대한 다짐이자 맹세들 담은 날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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