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곳곳에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뉴시스

 

(이진화 기자) 부동산 시장 곳곳에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쏘아올린 고강도 부동산 규제정책이 효과를 내며 끝없이 오를 것만 같던 주택 시장이 조금씩 가라앉는 모양새다.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떨어지며 '깡통전세' 주의보가 횡횡하고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진다는 소식에 공급과잉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13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해 4월 75.7%로 역대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이어왔다. 올해 1월 74.3%, 2월 74.1% 등까지 떨어졌다. 특히 서울 전세가율은 올해 들어 60%대에 진입했다.

그러나 성북구 80.6%, 중랑구 78.8%, 구로구 77.7%등은 여전히 70%선을 웃돌고 있다. 특히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전세가율을 유지하고 있는 성북구는 전월(80.8%)대비 0.02%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쳐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이처럼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은 여전히 갭투자가 성행할 가능성이 높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곳곳에는 여전히 전세가율이 높은 단지가 상당하다"며 "전세가율이 90%에 육박하는 단지의 경우 갭투자 매물은 아닌지, 그래서 깡통전세 위험이 있지는 않은지 살필 것"을 촉구했다.

입주물량 또한 만만치 않다. 최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오는 4월 전국에 2만7542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수도권 1만11가구, 지방 1만7531가구다.

특히 수도권에는 지난해 4월(4949가구)대비 무려 102%(5062가구) 증가한 1만11가구가 쏟아진다. 올해 1분기(1~3월) 입주물량은 5만5982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173가구)대비 86% 증가했다. 즉 1분기 입주가 증가한데 이어 4월에는 이보다 더 많은 물량이 집중되는 셈이다.

최근 보험연구원은 서울 강남 아파트는 이미 거품의 초입에 들어섰으며, 강북 아파트도 거품이 형성되는 단계라는 진단을 내놨다.

한편 지방 입주물량은 내달 1만7531가구다. 지난해 동월대비 14%(2737가구)감소한 물량이 입주를 시작한다. 그러나 입주물량이 많은 일부 지역에서는 '악성미분양'이라고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수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올들어 수도권 일부 지역에 가격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내달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난다"며 "공급과잉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전세매물이 쌓인 파주시나 평택시 등에는 대단지 아파트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며 "집주인이 전세수요를 찾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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