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

(이태준 기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가 3(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무식한 무역 매파(ignorant trade hawk)"로 지적하면서, "무역 전쟁은 아무런 득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크루그먼은 3(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무역전쟁의 거시경제학(The Macroeconomics of Trade War)''무역전쟁, 무엇을 위한 것인가? 절대 아무 득도 되지 않는다(Trade War, What Is It Good For? Absolutely Nothing)'란 제목의 글 두 편을 기고했다.

크루그먼은 먼저 '무역전쟁의 거시경제학'에서 수입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15%를 차지하는 반면 무역적자는 약 3%를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 관세를 부과해 무역 적자를 막겠다고 하지만, 외국의 보복조치가 없다고 하더라도, 트럼프가 상상하는 식으로는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GDP 3%에 해당하는 수입제품에 대한 수요를 국내산으로 돌린다고 해도 미국의 생산량이 3%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며, 그 이유는 미국이 현재 완전고용상태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생산량이 GDP 3% 만큼 늘어나려면 실업률이 3배 줄어야 하는데 그런 일이 현실화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크루그먼은 또한 트럼프가 20% 관세를 부과하면 물가가 상승하게 되고, 연방준비제도(Fed)가 물가 압력을 받게 돼 결국 급격한 금리인상을 취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크루그먼은 '무역전쟁, 무엇을 위한 것인가? 절대 아무 득도 되지 않는다'란 기고문에서는 "도널드 트럼프는 경제학에 대해 공격적으로 무식하다(belligerently ignorant)"며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전임자(버락 오바마) 하에서 시작된 지속적인 경제 회복 속에서 임기를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것을 힘과 남성성(masculinity)의 시험으로 본다""누가 더 많이 파느냐가 전부이며, 무역흑자가 나면 이긴 것이고, 무역적자가 나면 지는 것으로 본다"고 꼬집었다.

크루그먼은 "무역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며, 세계 경제의 생산성과 부를 늘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역 적자는 경제가 침체되고 실업률이 높을 때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도, 미국 실업률이 "4%가 되면서 무역 적자에 대한 걱정은 대부분 증발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의 관세부과로 인해 보복 대응이 이어지게 되면 전 세계 무역이 줄어들게 되고 미국을 포함해 세계가 지금보다 더 가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무역 전쟁은 좋은 것이며 이기기 쉽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놀라울 정도로 멍청한(surpassingly stupid)" 것이라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서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