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이주열(66) 한국은행 총재의 연임을 결정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이 총재를 차기 한은 총재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4월10일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이 총재는 임기 만료 한 달여를 앞둔 이날 연임이 결정됐다. 특히 이 총재의 연임은 김성환 전 총재 이후 한은에서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미국이나 유럽의 주요 나라들에서는 중앙은행 총재가 오래 재임하면서 통화정책을 안정적으로 펼치도록 한다는 점을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은행의 독립성 존중이라는 의미도 담겼다.

특히 우리나라가 미국·중국 등 주요 국가와의 통상문제가 심화되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통화신용 정책분야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청와대는 신임 한국은행 총재를 찾기 위해 20명가량을 후보군에 올렸고 최종 3~4명까지 압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새로운 인물 대신 현직 한국은행 총재를 유임하기로 결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후보들이 모두 훌륭했다. 그러나 통화정책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연임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주열 총재의 연임은 한국은행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장은 지난 1952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원주 대성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977년 한국은행에 입행한 이래 조사국장, 정책기획국장, 부총재 등을 거쳐 2014년 한국은행 총재로 임명, 현재까지 한은에 몸담고 있다.

통화신용정책 전문가인 그는 임기 동안 한·중, 한·캐나다, 한·스위스 통화스와프 체결 등 국제금융 분야에서 남다른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후보자는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에 풍부한 경험과 식견을 지니고 있다"며 "조직 내부의 신망도 높아 한국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후보자 지명을 받은 직후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총재 연임은 거의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 다시 지명된 것은 큰 영광이지만 무엇보다도 한국은행으로서도 무척 영예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중요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임을 지명 받았지만 4년 전 처음 지명 받았을 때 보다 훨씬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러 가지 대내외 여건이 엄중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기쁨보다 책임의 막중함을 절감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향후 과제에 대해 "우리 경제가 처해있는 많은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남은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해서는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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