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전경 (사진=송민수 기자)

(송민수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위원장 김대업 이하 산업은행 노조)는 23일 ‘GM 먹튀자본! 한국내 장기적인 사업의지 있나? 한국GM 사태, 예견된 GM의 전략에 정부는 소신 있게 대응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글로벌 기업인 GM이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하고, 한국에서의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기 시작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GM의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 노조가 "15년간 보여 온 GM의 행태로는 산은에 단돈 1원의 지원도 기대해선 안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산은 노조는 23일 성명서를 통해 “노동생존권과 지역경제를 담보로 우리 국민과 정부를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는 GM의 Exit 전략은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라면서 “그럼에도 지방선거를 앞둔 타이밍과 국회 앞으로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방법 등에서 대단히 정치 공학적이고, 국가를 상대로 한 협상 경험이 많은 글로벌 기업다운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라면서 “여야가 힘을 합해도 어려운 상황일진데 보수야당은 한국GM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 소모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또한 정부 부처 간 협업이 필요한 상황에서 그간 구조조정 과정에서 중요 역할을 해왔던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는 보이지 않고 새로운 주무부처인 산업부의 부담만 가중되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은행 본점 노동조합 사무실 (사진=송민수 기자)

또한 산업은행 노조는 계속해서 “한국GM 사태는 서슬 퍼런 외국자본의 철저한 ‘주주이익 극대화 추구’가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날 것’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면서 “GM은 대한민국에 어떠한 Loyalty도 없으며,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언제라도 미련 없이 떠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국민들에게 강하게 각인시키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폐쇄적 경영 행태와 그에 따른 경영실패는 숨기고 , 우리 국민과 정부에 ‘돈 안주면 떠날 테니... 어디 한번 해봐’라는 식의 협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산업은행 노조는 이어 GM의 대우차 인수 과정을 설명한 후 “지난 15년간 산은이 非채권자, 소수주주의 지위임에도 GM의 통제 하에 있는 한국GM의 사업철수 시도를 막아왔고, 제대로 된 경영관리를 위해 주주 권한 안팎으로 감사 청구, 컨설팅 제안, 관리방안 제시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였으나, 외국계인 GM의 의도적․전략적 비협조 속에 관리상 한계를 극복할 수 없었던 점은 안타깝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라고 고백했다. 

“산은이 정책금융기관으로 대주주의 이익 극대화보다는 국내 산업육성과 고용창출에 방점을 둔 이상 대주주 GM은 산은을 비우호적 소수지분으로 구분하고 최대한 견제를 통해 자신들의 이익추구에만 몰두하였던 것”이라면서 “따라서 그간 GM의 행태를 감안하면 GM이 산은에 단돈 1원의 지원도 기대해서는 안 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아울러 정부도 대국가 협상 경험이 많은 노련한 GM의 전략에 끌려 다니지 말고 반드시 소신 있게 대응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GM이 국내에서 보여온 행태와 최근의 해외사업 철수 사례들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한국GM의 완전 철수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하고, 그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범국가적 차원에서 사전에 대비 하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산업은행 노조는 계속해서 “대주주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인 GM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에 실효성 있는 고용안정과 장기적인 사업계획을 우선 확약한다면 정부는 그 이면의 trade-off를 정확히 파악하고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대안으로 협상을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국회와 보수야당은 노동생존권을 볼모로 한 소모적 정쟁을 즉각 중단하고 여야가 합심하여 난국타개 방안 마련에 고심하라! 산업은행이 정치입김에 흔들리지 않고 대한민국 대표 정책금융기관으로서 노동생존권 보장과 국가경제 육성을 위해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산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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