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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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일보 news@seoulilbo.com
  • 승인 2018.02.1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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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 아침]

겨울나무

류순자

지혜로운 이들이 많은 이 땅에서

가슴에 일던 물결 잘린다

 

순간 눈을 부릅뜨고

또 다른 내가 되어

야윈 몸 시간의 벌판에서

기품있게 옷깃을 꼭꼭 여민다

 

깊숙이 자리한 이 황홀한 아픔

한시름 놓은 듯

몰아치는 눈보라에 멈춰서서 합장했다

 

그 많던 꿈들이 저마다 하나씩

슬픔의 고리 속에 결박되었다

바람은 자꾸만 밀려와

꿈의 가지는 슬픔이 가득하다

 

이 꼿꼿한 그리움의 행방을 확신하는 만큼

혹독한 바람에도 푸른 눈을 뜨고 있다

 

내 사는 세상 아직 남은 한을 내뿜는

자욱하게 일어나는 안개가

나를 흔든다.

 

약력

- 1995년 문예한국 시 등단

- 한국문인협회문인탄생백주년기념위원회

- 문학신문문인회 부회장

- 세계환경문학협회 상임고문

- 한글문학상 대상 / 세종문학상 대상 / 세계환경문학상 대상

-  저서: 산을 보다가 길을 잃었다. / 봄이 오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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