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김정하 기자) 정현(22·한체대·삼성증권 후원·58위)은 한국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그랜드슬램 대회 4강에 오르는 새 역사를 썼다.

정현은 24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8강전에서 테니스 샌드그렌(27·미국·97위)을 3-0(6-4 7-6<7-5> 6-3)으로 완파했다.

정현의 경기 소식은 호주오픈 웹사이트의 프런트페이지를 장식했다.

주최 측은 "정현이 아직도 서울 명동 거리를 알아보는 사람 없이 걸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틀렸다. 그는 수요일, 한국인 최초로 그랜드슬램 4강에 오른 선수가 됐다"고 알렸으며 "정현이 밀라노(첫 ATP 투어 우승)에서 멜버른까지 급성장했다"며 "인구 5100만 한국 테니스의 새 지평을 열었다. 오늘은 정현의 날이다"고 칭찬했다.

외국 언론도 정현 소식을 발빠르게 보도했다.

AP 통신은 "올해 만 21세인 정현은 2010년 마린 칠리치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호주오픈 4강에 진출했다"며 "정현은 세계 4위 알렉산더 즈베레프, 6차례 호주오픈을 제패한 조코비치를 차례로 무찌르고 올라왔다"고 소개했다.

로이터 통신은 "정현은 클라크 켄트처럼 안경을 썼지만, 로드레이버 아레나에 나타난 슈퍼맨처럼 경기를 펼쳤다"고 표현했다. "랭킹 58위인 그는 2004년 마라트 사핀(러시아·당시 88위) 이후 최저 랭킹 호주 오픈 4강 진출자가 됐다"고 전했다.

정현은 역대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호주 오픈 준결승에 올랐지만 경기 직후 코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여유가 넘쳤다.

지난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14위)와 16강전 승리 이후 우리말로 인터뷰했던 정현은 이날도 한국어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그는 "현지에서 응원해주신 한국 팬들과 한국에서 응원해주시는 팬, 친구들에게 감사한다. 경기가 또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응원해달라. 금요일에 찾아뵙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정현과 페더러의 사상 첫 맞대결은 26일 오후 5시 30분(한국시간)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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