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남북 고위급 회담 전체회의 시작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뉴시스

(이진화 기자) 남과 북이 25개월 만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9일 만나 남북 고위급 회담을 열었다. 

이번 회담에서 북한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고위대표단과 선수단, 응원단 등을 파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남측은 2월 설 명절을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하는 한편, 북한에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의 중단과 비핵화 대화 재개를 요구했다.

남북회담 대변인을 맡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이날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브리핑을 열어 오전까지의 회담 상황을 이같이 설명했다.

우리 측은 "상호 존중의 토대 위에서 협력하면서 한반도에서 상호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조속히 비핵화 등 평화정착을 위한 대화를 재개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적십자 회담 및 군사당국회담 개최 제안에 대해서는 '평화적 환경을 만들어 나가고 남북 간 대화나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자'는 기본적 입장을 북측이 밝혔다고 천 대변인은 전했다.

기조발언에서 북한 대표단은 "이번 회담을 결실 있는 대화로 만들어 획기적인 계기로 이뤄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또 평창 동계올림픽에 고위급 대표단, 민족올림픽위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을 파견하겠다고 약속했다.

남북은 전체회의 끝 무렵에 각자의 입장을 담은 공동보도문 초안을 교환했으며 회의를 종료하고 상대측 제안을 좀 더 구체적으로 검토했다.

공동보도문 초안 내용에 대해 천 차관은 "우리 측은 기조 발언에 나온 것 중심으로 담을 수 있는 내용으로 준비했고 북측도 마찬가지"라며 "전반적으로 가장 큰 의제인 평창 참가와 관련해 북측도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전체회의 종료 25분 뒤인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는 50분간 양측 수석대표 간 접촉이 진행됐다. 천 차관은 "전체회의에서 이야기된 양측 입장을 토대로 사안별로 구체적 논의가 이어졌다"며 "양측 관심사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교환이 있었다"고 말했다.

수석대표 접촉 이후에는 개별 오찬이 진행됐다. 북측 대표단은 통일각으로 이동해 점심식사를 한 뒤 회담장 복귀를 위해 오후 2시14분께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다.

남북은 오후 2시30분부터 각자 수석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대표단이 한자리에 모인 '4대4 접촉'에 돌입했다.

오후 회의 의제와 관련해 천 차관은 "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참가와 관련해 북측이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지만 관련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협의하게 될 것"이라면서 "최대한 북측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확인해 볼 것이며 북측도 우리 상황을 궁금해 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대표단, 응원단, 선수단, 예술단 등을 보낼 의향 있는데 (장소, 숙박 등) 남측의 상황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기 때문에 실무적으로 우리와 준비 동향을 논의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천 차관은 또 "남북관계 등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 우리는 기본적으로 필요한 사안들에 대해 얘기했고 북측 역시 자기들의 기본 입장을 얘기했기 때문에 (오후 회의에서) 그 부분을 구체화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며 "오후에 다양한 접촉을 통해 우리 측 입장을 끈기 있게 설명하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합의를 도출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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