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정부의 8.2대책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내며 뚜렷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박진우 기자) 서울이라고 다 똑같은 서울이 아니다. 집값 얘기다. 작년 한해 서울 저가주택은 1900여만원 오른 반면 고가주택은 1억6000만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고가와 저가주택 가격차이가 점차 벌어지고 있어 서울 내에서도 서민과 중산층 사이 주거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의 7차례에 걸친 부동산 관련 대책도 무색하게 됐다. 전국 집값 매매 기준 중위가격이 처음으로 3억 원을 돌파했다. 수도권은 4억원,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 8500만원으로 7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정부가 ‘핀세 규제’라며 집값 안정을 자신했지만 주택 가격 상승세를 잡지 못했다.

4일 KB국민은행의 2017년 12월 월간 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4.5배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2008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5분위 배열이란 전체 아파트가격을 가격 순으로 5등분 한 뒤 상위 20% 평균가격(5분위)과 하위 20% 평균가격(1분위)을 나눈 값이다. 고가주택이 저가주택보다 몇 배 차이나는지를 보여주는 척도다. 배율이 높을수록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양극화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강남권을 비롯한 한강 남부 11개구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8억 6645만원으로 전월(8억 4760만원)보다 1885만원이나 오른 반면 강북 14개구의 주택 중위가격은 4억 2908만원으로 전월(4억 2585만원)보다 323만원 올랐다. 단순 가격비교만 봐도 두 배가 넘게 차이가 난다.

전국의 주택 매매 중위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2008년 12월 2억1713만원 수준이었던 전국 주택 중위가격은 2015년 처음 2억5000만원을 넘어섰고 그해 연말에는 2억6000만원대에 이르렀다. 2016년에도 오름세를 이어가며 2억800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들어서도 오름세를 이어가다가 8·2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9월 주택 중위가격이 3년 4개월 만에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다시 오름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12월 3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이처럼 전국 주택 매매 중위가격이 상승한 것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수도권의 집값 상승이 전국 주택 중위매매가격을 끌어올린 셈”이라며 “‘전국’ 주택 중위가격이 올랐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 ‘수도권’ 중심으로 집값이 오른 것으로, 지역별로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충북과 충남·경북·경남 등은 중위가격이 최근 1년 새 하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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