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 "보수정부 동안, 남북관계가 퇴색되고 민주주의가 퇴행"
정세균 국회의장 "당파이익에 급급해 갈등 조장하는 퇴행 끊이지 않아"

(이진화 기자)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17주년 기념식'에 정세균 국회의장,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여야 정치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고인을 기리며 한반도 평화를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 이희호 여사 등 각계 인사들을 비롯해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등 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원들이 다수 참석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축사에서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동안 봄이 온 것처럼 남북관계에 희망이 피어올랐다. 그러나 봄은 길지 않았다" 며 "보수정부가 국가를 운영하는 동안 남북관계가 퇴색되고 민주주의가 퇴행했다"고 상기했다. 

이 총리는 이어 "평화와 공동 번영의 길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는 확고하지만 외부 여건이 정부의 한반도 평화 구상을 가로막고 있다" 며 "이런 시긴에 김대중 대통령이 계시면 어떻게 대처할까 생각에 잠기지만 그분은 곁에 없다" 고 고인을 회상했다.  

이 총리는 정치학자 존 던의 말을 인용해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큰 빚을 김대중 대통령에게 지고 있다"며 "같은 시대를 살았다는 것이 우리의 행운이다" 고 추모했다. 

이 총리는 그러면서 "우리가 직면한 곤경을 어떻게 극복하고, 민주주의 인권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어떻게 추구할지 함께 고뇌하자" 며 "부족한 우리를 통해서라도 김대중 대통령의 꿈이 이뤄질 수 있으리라 믿는다" 고 강조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개회사에서 "당파적 이익에만 급급해서 갈등을 조장하고 이익을 추구하는 퇴행적인 움직임이 끊이지 않는다" 며 "정치권의 갈등과 국민의 분열도 심각하다" 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뵙기가 부끄러운 심정이다" 며 "다시는 민주주의가 뒷걸음질 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또 "현실을 돌아보면 김 전 대통령께 죄송스럽다. 대통령과 우리가 애써 쌓아올린 민주주의가 한순간에 뒷걸음질 치는 것을 9년 동안 참담한 심정으로 지켜봤다" 며 "평생을 바쳐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 국민 화합을 위해 애쓴 김 전 대통령의 노고를 생각하면 죄송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이 평생을 걸고 이룬 민주주의는 더욱 활짝 꽃피워야 하고, 남북 화해와 공존을 모색하는 길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 며 "땀 흘린 만큼 보상받는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 국민 화합을 이루는 일에 하나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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