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이진화 기자) 비트코인 광풍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이 중에서도 한국의 시장 과열이 심각하다는 외신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24%나 높은 이유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시간) "한국은 세계 어느 곳보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글로벌 가상화폐 마니아들 사이에서 한국은 일종의 '그라운드 제로(폭발의 중심 지점)'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도 "한국의 인구는 미국의 6분의 1에 불과하지만,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원화 거래액은 달러 거래액보다 많다"면서 "가상화폐 열기가 한국보다 더 뜨거운 곳은 없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가상화폐의 선두주자인 비트코인이 시카고상품거래소(CME)와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 나스닥 등 미국의 대표적인 거래소 3곳으로의 입성이 예약된 가운데, 이 같은 정규 선물시장 진출이 ‘비트코인 랠리’를 붕괴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산타클라라대학의 아튤라 사린교수는 6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기고한 ‘비트코인의 새로운 거래 방식이 랠리를 죽일 수 있다(This new way to trade bitcoin could kill its rally)’라는 글을 통해 정규 선물시장을 통해 유입되는 새로운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랠리'의 붕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CBOE는 11일부터 'XBT'라는 이름의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시작한다. CME는 이보다 일주일 늦은 18일부터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시작한다. 나스닥도 내년 초부터 비트코인 선물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증되지 않은 뒷골목 투자상품 쯤으로 거래되던 비트코인이 이제 정규 시장의 각광받는 상품으로 부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린 교수는 “비트코인이 이들 정규 거래소의 상품으로 출시되면 투자자들은 여러 가지 새로운 상황을 맞게 된다. 우선 개인이나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투자하는 과정이 크게 간편해진다. 또한 정규 선물시장을 통한 투자는 기존의 비트코인 거래소에 비해 거래 수수료가 훨씬 저렴하다. 비트코인의 선물 시장 진출과 함께 유동성은 개선되고, 변동성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거래가 훨씬 질서 있게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와 관련 세계 대형은행들은 상품 출시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가격이 급변동하는 가상화폐 거래 시스템에 대한 준비가 불완전하다는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세계 최대의 은행들도 비트코인 선물 도입을 미루고 있다"고 보도했다.

FT가 입수한 초안에 따르면 미국 선물산업협회도 "비트코인 선물의 신속한 도입은 공공성과 투명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새로운 상품은 잠재적인 위험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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