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신임 당대표에 당선된 유승민 의원은 "낡고 부패한 기득권 보수, 철학도 정책도 없는 무능한 보수의 과거를 반성하고 진정한 보수의 새 길을 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 신임대표는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지명대회 후 수락연설에 나서 이같이 말하며 "제대로 된 민주공화국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보수"라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지금 우리는 죽음의 계곡에 들어섰다. 원내교섭단체가 무너져, 춥고 배고픈 겨울이 시작되었다. 이 겨울이 얼마나 길지 우리는 모른다"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똘똘 뭉쳐서 서로의 체온을 나누면서 강철같은 의지로 이 죽음의 계곡을 건넌다면, 어느새 겨울은 끝나고 따뜻한 새봄이 와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모진 풍파가 계속되면 누구나 처음 품었던 꿈과 희망, 열정과 의지는 흔들릴 수 있다"며 "그러나 이럴 때 현실이란 이름으로 타협하는 대신, 우리가 희망을 버리지 말고 함께 세상을 바꿔보자"고 호소했다.

유 대표는 "너무 힘이 들어서 다 놓아버려야 하나 포기하고 싶은 그 순간에, 추운 겨울을 버텨낸 땅속 뿌리에서 새싹이 올라와 꽃을 피운다"며 "지난 1월 국민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고 새로운 보수를 하겠다는 그 초심으로 돌아가서, 같이 가자"고 당부했다.

이어 "보수가 새로 태어나기를 진정 원하신다면 저희들에게 힘과 용기를 달라"며 "철저히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왜 바른정당 지지율이 안 올랐습니까? 맨날 자유한국당이랑 똑같은 소리나 하지 않았습니까?'란 지지자의 문자를 공개하며 "이 문자를 읽고 심장이 뛰었다. 국민들은 다 보고 계시는구나. 정치를 한다는 우리보다 더 정확히 보고 계시는구나"라고 말했다.

또 탈당한 22명의 의원을 거론하면서 "도저히 희망이 없다고 생각해서 버리고 떠나온 그 곳으로 돌아갔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따뜻한 곳, 편한 길을 찾는다. 인지상정이고 이해한다"면서도 "그런데 최소한 자기가 한 말은 지켜야 하는 게 정치아니냐. 정치는 뜻이고 신념"이라고 꼬집었다.

유 대표는 "국민이 우리의 진심을 알아주실 때까지, 외롭고 어려운 길을 묵묵히 가겠다"며 "우리의 진심을 알아보고 지지해주시는 국민들이 한 분 한 분 늘어나기 시작할 때, 그 때 비로소 진정한 보수가 한국정치에서 다시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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