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4일 오전(현지시각) 미국 웨싱턴 DC 무역대표부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Robert Lighthizer) 무역대표부 대표를 비롯한 양국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차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 참석해, 양국의 FTA 현안에 대한 의견을 논의하고 있다. /뉴시스

(박진우 기자)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압박을 본격화 할 전망이다.

특히 한중간 사드합의를 통한 한중 해빙 무드가 한미 FTA 개정협상에서 불리한 여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5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한미 정상은 한미 FTA를 핵심 의제로 회담을 진행하며 미국은 최우선 개정 대상이었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이 내년으로 미뤄짐에 따라 한미 FTA 개정에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 백악관 각료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나쁜 무역협정을 하기 때문에 재협상을 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 성장의 큰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한미 FTA 개정 협상 폭에 대해 미국과는 달리 가급적 범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부 정재계에서는 중국과의 사드 관련 합의가 FTA 개정 협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사드 추가 배치를 검토하지 않으며 미국 미사일방어(MD)체제에 동참하지 않고 한미일 안보 협력이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겠다’고 한 합의가 미국과의 동맹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내 싱크탱크들은 이번 한중 합의가 트럼프 행정부의 한미일 3국 안보 협력 강화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미국과 같은 세계 패권 국가들은 안보와 외교, 통상을 연계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이번 사드 합의가 한국을 압박하는 유효한 카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일각에서는 한미 FTA 개정 협상의 원인이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이었던 만큼 중국과의 사드 합의가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한미 FTA 재협상을 제기한 핵심은 대미 무역흑자”라며 “우리나라의 대미무역 흑자 규모가 크고 지지부진한 나프타 재협상에 비해 결론을 먼저 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압박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부 교수도 "FTA 협상이 미국 내 일자리를 늘리고 무역적자가 급증하는 산업에 대한 관세율 조정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면서 "미국은 내년 4월 중간 선거 이전에 재협상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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