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21·레버쿠젠)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충격적인 대패를 맛보았다.

손흥민은 28일 오전 4시45분(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 아레나에서 벌어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의 2013~2014 UEFA 챔피언스리그 A조 조별리그 5차전에서 선발로 출전해 후반 25분까지 70분을 소화했다.

레버쿠젠의 패스플레이가 전반적으로 맨유의 압박에 막히면서 손흥민은 고립되는 모습이 잦았다.

손흥민 개인도 부진했다. 간간이 공을 잡아도 평소처럼 과감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결국 0-3으로 크게 뒤진 후반 25분에 데르디요크와 교체돼 나갔다.

주전 공격수 로빈 판 페르시를 비롯해 네마냐 비디?ㅖ泳瓚甄?등이 부상과 경고 누적 등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맨유의 전력은 탄탄했다.

웨인 루니를 중심으로 가가와 신지·나니·라이언 긱스 등을 선발로 내보내 시종일관 레버쿠젠을 압도했다.

오히려 레버쿠젠이 허벅지 부상으로 빠진 시드니 샘의 공백을 절감했다. 레버쿠젠은 0-5로 대패했다.

지난 9월 맨유 원정에서 2-4로 완패한데 이어 다시 한 번 무릎을 꿇었다.

맨유는 이날 승리로 3승2무(승점 11)가 돼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다.

이에 반해 레버쿠젠(2승1무2패·승점 7)은 같은 시간에 승점 3점을 챙긴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2승2무1패·승점 8)에 2위 자리를 내줬다. 샤흐타르 도네츠크는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에 4-0으로 이겼다.

레버쿠젠은 불리한 입장이다. 자력으로 16강에 진출할 수 없다.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최종전에서 무조건 승리를 거두고, 샤흐타르 도네츠크가 마지막 경기에서 맨유에 지거나 비기기를 기대해야 한다.

그러나 맨유가 16강 진출을 확정한 만큼 마지막 경기에서 전력을 다할지 미지수다.

레버쿠젠의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맨유의 압박에 애를 먹었지만 볼 점유율을 서서히 가져가면서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했다.

손흥민은 전반 18분에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회심의 왼발 슛을 때리면서 분위기를 주도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전반 22분부터 맨유의 일방적인 흐름이 이어졌다. 루니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발렌시아가 쇄도하면서 오른발 슛을 때려 선취골을 터뜨렸다.

8분 뒤에는 프리킥 세트피스에서 스파히치가 헤딩 자책골을 넣고 말았다.

전반을 0-2로 뒤진 레버쿠젠은 후반 초반 주도권 싸움에서 다시 한 번 밀리면서 굴욕적인 대패를 바라봐야 했다.

맨유는 후반 20분에 에반스의 추가골로 3-0으로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어 32분에 스몰링·43분에 나니가 대승을 자축하는 골을 터뜨려 종지부를 찍었다.

B조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갈라타사라이(터키)에 4-1 완승을 거뒀다.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 26분 수비수 라모스가 퇴장당했지만 한 수 위의 기량으로 갈라타사라이를 공략했다. 4승1무(승점 13)로 조 1위를 확정했다.

유벤투스(이탈리아)는 FC코펜하겐(덴마크)에 3-1로 이겨 조 2위로 올라섰다.

유벤투스가 1승3무1패(승점 6)로 2위·갈라타사라이가 1승1무3패(승점 4)로 3위다. 코펜하겐 역시 1승1무3패(승점 4)로 탈락이 확정되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코펜하겐·유벤투스-갈라타사라이의 최종전 결과에 따라 토너먼트에 진출할 나머지 한 팀이 정해진다.

C조의 벤피카(포르쿠갈)는 안더레흐트(벨기에)에 3-2 승리를 거두면서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을 살렸다. 파리 생제르망(프랑스)은 올림피아코스(그리스)를 2-1로 꺾었다.

파리 생제르맹(4승1무·승점 13)은 16강 진출을 확정했고 올림피아코스와 벤피카는 나란히 2승1무2패(승점 7)로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됐다.

D조에서는 바이에른 뮌헨(독일)이 CSKA모스크바(러시아)에 3-1로 승리를 거두고 챔피언스리그 최다 연승 기록인 10연승을 달성했다.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는 플젠(체코)을 4-2로 제압했다.

바이에른 뮌헨(5승·승점 15)과 맨시티(4승1패·승점 12)가 조 1위와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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