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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달, 금~일요일 오후가 되면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오르는 이름이 있다. 키 183㎝에 몸무게 63㎏, 길게 뻗은 팔다리를 뽐내는 가수 백승헌(22)이다.

신인 아이돌 그룹의 홍수, 기존 인기 가수들의 컴백 속에 백승헌은 지상파 3사 가요 순위프로그램에 꾸준히 얼굴을 내비쳤다. 수려한 외모, 인상적인 퍼포먼스 등으로 담당PD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방송 직후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로 증명했다.

낯선 이름과 외모가 검색어 순위를 올리는 데 일조했다. 지난해 11월 셀프 타이틀 '백승헌'으로 데뷔한 사실을 알지 못하는 이들이 검색창에 '백승헌'을 입력했다. 당시 발표한 '해 뜰 때까지'는 30분 분량의 뮤직비디오를 찍는 등 공을 들였지만 히트하지 못했다.

신곡 '웨이트 어 미닛(Wait A Minute)'이 공개되고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기까지 꼬박 1년이다. 가수라는 꿈에 대해 수없이 고민한 시간이다. "1년 동안 공백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만둘까?'하는 생각에 잠을 거의 못 잤어요. 아침이 돼서야 두 세 시간 자곤 했어요. 자꾸 안 좋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운동도 하고 사람도 더 열심히 만났죠."

'가수'라는 꿈을 새롭게 도배했다. 꿈은 더 짙어졌고 견고해졌다. '연기자'로서의 꿈을 안고 연습생 생활을 하다가 '가수'로 데뷔한 1년 전과는 달라진 각오다. "아쉬웠습니다. '오랜 연습생 시간을 견뎠는데…'하는 미련도 있었죠.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절실함이 생겼어요."

"다시 도전하겠다고 했을 때 집에서 반대가 컸어요. 그래도 하겠다고 했죠. 밖에 나와 살다 보니 집에서 전화가 와요. 연습실이 아니더라도 '연습하고 있다', 곡을 언제 녹음할지 몰랐지만 '녹음하고 있다'고 말하곤 했어요."

활동 중인 '웨이트 어 미닛'은 미디엄 템포에서 조금씩 상승하는 비트가 배경으로 깔렸다.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43위까지 오른 게 최고성적이지만 개의치 않는 백승헌과 닮았다. 성공에 조급해하지 않고 조금씩 성장하겠다는 마음이다.

'모노드라마', '죽고 싶단 말 밖에' 등 허각의 히트곡들을 작곡한 작곡가 범이·낭이 콤비가 곡을 썼다. 백승헌과는 데뷔곡 '해 뜰 때까지'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 떠나간 그녀를 다시 찾기 위한 남자의 간절함을 가사에 담았다.

팬들의 마음을 잡고 싶다는 절실함으로 매일을 연습실에서 살다시피 한다. 개인 연습으로 하루를 시작, 각 트레이너 레슨을 거쳐 팀연습에 나선다. 지적받은 부분,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잠을 줄인다. "지난번 실패했던 경험 때문인지 악착같이 연습하고 있습니다."

가수의 꿈을 품게 해준 가수 비(31)가 여전히 롤 모델이다. "'나쁜 남자' 때부터 팬이었어요. 비 선배님을 보고 가수의 꿈을 키웠죠. 하지만 비 선배님과 저는 달라요. '리틀 비'가 아닌 '백승헌'으로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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