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희기자)  추석 황금연휴는 진작 끝났건만 10월은 어쩐지 연휴의 연장선 같다. 드높고 푸르른 하늘만 보면 배낭하나 척 걸쳐 메고 어디론가 가고픈 들뜬 느낌이고, 아침․저녁 제법 쌀쌀한 기운을 만나면 낭만 가득한 아늑한 공간에 머물러 추억을 쌓고 싶다. 창원의 10월은 추억을 선물한다. 오는 25일부터 보름간 가을향 머금은 ‘제17회 마산 가고파국화축제’가 “어서와~!”하며 손짓하고, 마산․창원․진해 3개 권역에 만들어진 ‘빛거리’는 뿌리칠 수 없는 치명적인 매력의 주인공 ‘팜므 파탈’ 같다. 떠들썩한 축제장 못지않은 테마 관광지 8곳을 소개한다. 골라가는 재미와 함께 매력만점 창원으로 떠나보자.

 

◈시티투어 2층버스 타고 가을 낭만여행을~!~

= 창원에 명물이 등장했다. 지난달 22일부터 운행되는 시티투어 2층 버스. 창원중앙역~용지호수공원~창원의 집~시티세븐~마산상상길~마산어시장~진해 제황산 공원~진해루~창원중앙역 등 8개 주요 관광지를 하루 5번 한 바퀴 돈다. 승차권 한번(성인 5000원, 청소년 등 3000원)만 구입하면 하루 종일 자유롭게 창원의 주요관광지를 다 가볼 수 있다. 70명까지 탈 수 있어 넉넉하고, 휠체어까지 싣게 배려한 ‘착한 투어버스’다. 특히 반쯤 열린 2층 칸은 유럽 어디쯤 여행하는 듯한 낭만까지 준다. 지난 추석연휴 3700여 명이나 몰려 미처 타지 못하신 분에게 곳곳에 단풍물결까지 감상할 수 있는 시티투어를 ‘강추’한다.

 

◈호수 위 힐링카페 ‘창원 용지공원 무빙보트’

= 창원 중심지 용지호수엔 물과 빛, 음악이 어우러지는 음악분수가 있다. 밤낮 어느 때든 호숫가를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되고, 세계적인 조각 작품이 있는 조각공원도 있어 품격을 더한다. 지난 9월 초부터는 호수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무빙보트도 운영하고 있다. 낮에도 멋진데 밤에는 주변야경과 어우러져 더 매력적이다. 최대 8명까지 탈 수 있고, 30분 기준 4명 2만원. 15대 운행 열흘 만에 하루 평균 500명, 추석 땐 800명을 훌쩍 넘기더니 40여 일간 이용객이 어느새 2만 명에 육박했다.

 

◈저도 콰이강의 다리 스카이워크 걸으며 사랑의 약속을~

= 저도 콰이강의 다리는 마산 합포구 구산면 구복리와 저도를 잇기 위해 길이 170m, 폭 3m, 높이 13.5m의 철제구조로 1987년 만들어졌다. 세월이 흘러 수명을 다하자 2004년 새 다리가 건설됐고, 덕분에 낡은 콰이강의 다리는 인도전용이 됐다.

창원시는 인도전용인 이 다리에 3가지 특별함을 더해 대변신을 시도했다. 첫째 특별함은 자고나면 휙휙 변하는 세상, 느림과 아날로그적 감성을 그리워하는 이들을 위한 ‘느림 우체통’. 관광안내소 옆에 있는 여기에 엽서를 넣으면 빨라도 한 달 느리면 1년 걸려 배달된다. 연인들과 친구들은 한 달 뒤에도, 1년 뒤에도 사랑과 우정이 여전하기를 바라며 정성들여 엽서를 쓴다. 다리옆 조형물에는 서울 남산처럼 ‘사랑의 열쇠’도 채울 수 있게 했다.

3가지 특별함중 단연 돋보이는 건 발아래 바다를 훤히 볼 수 있는 ‘스카이 워크’. 80m에 투명 강화유리를 깔아 바다 위를 사뿐사뿐 스릴 있게 걷는 재미를 준다. 누구의 기막힌 아이디어였던가. 걷는 이들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가시지 않는다. 3월 새 단장했는데 벌써 60만 명을 넘겼다. 스카이워크 만으로 아쉽다면 멋진 다도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6.5㎞ 저도비치로드를 이어 걷고, 사극 촬영지로 각광받는 해양드라마세트장에 가 봐도 좋다.

 

◈빛의 예술 마․창․진 ‘루미나리에’

= 10월, 창원의 밤은 매일이 축제처럼 화려하다. 시가 7억 5000만원을 들여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과 마산 오동동문화광장, 진해구 중원광장을 빛의 거리로 만들고 있기 때문. 12일 진해중원로터리에 이어 16일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 젊음과 낭만 가득한 빛거리를 만들었다. 20일엔 마산 창동ㆍ오동동권역에서 점등식을 갖는다. 빛의 예술, 마창진 루미나리에를 찾은 시민과 관광객은 잊지 못할 ‘행복’을 쌓느라 연신 휴대폰 셀카를 눌러댄다. 상남동 분수광장 크리스마스트리 조형물 안에는 ‘소망메시지’를 적어 매달아 놓는 이색체험도 할 수 있다.

 

◈일상의 스트레스 날려주는 뜨뜻한 마금산 온천

= 일상의 스트레스 시원하게 날리며 건강행기는 온천여행도 좋다. 의창구 북면 마금산과 천마산 사이에 있는 마금산온천.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될 만큼 유서 깊다. 일제 강점기던 1927년 환자를 위한 온천시설로 개발되기 시작해 차츰 나들이 명소가 됐고, 1986년 마금산온천 관광지 승인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온천탕과 숙박시설로 개발됐다. 수질은 알칼리성, 평균수온 55도 이상, 나트륨ㆍ철ㆍ칼슘 등 20여종 천연미네랄이 풍부해 피부질환과 류머티즘 신경통에 탁월하다. 전국에서는 9번째, 경남에선 최초로 보양온천으로 승인받았다. 치료와 요양, 휴양이 한꺼번에 되는 힐링관광지인 셈. 수치료탕, 운동욕장, 노천탕이 있다.

 

◈단풍 곱게 물들어갈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과 창동예술촌&상상길

= 의창구 용지로 600여 그루 메타세콰이어도 가을을 앓는다. 가로수길은 곱게 단풍으로 물들어가며 짧은 가을을 아쉬워하고 근처 즐비한 카페거리에선 커피, 파스타, 우동, 국수 등 없는 거 빼고 다 있어 헛헛함을 채워준다. 분위기 좋은 카페 한 켠에 앉아 책보고 커피마시는 낭만용으로도 그만이다. 그리고 또 다른 색깔의 마산 창동예술촌 그리고 상상길. 너도나도 서울로만 가려하는 중앙집중식 흐름 속에 지역에서 뿌리내려 알차게 미래를 개척하려는 기특한 청년들의 창작공간이 있다. 창동예술촌, 그리고 세계인의 상상이 새겨진 상상길을 걸으며 나홀로족 청년은 스스로를 응원하며 재충전하고, 중장년은 젊음의 추억에 젖는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고 싶은 창원의 집 그리고 문신미술관

= 자녀동반 나들이라고 하면 무조건 교육적이어야 한다고 여기는 건 금물. 교육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스며야 최고의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순흥 안씨 안택영의 5대조 두철 선생이 거주하던 조선시대 전통한옥 창원의 집에선 이런 자연스러운 교육이 가능할 듯하다. 조바심 내지 않고 14개동 건물 찬찬히 훑으며 다도체험과 전통혼례까지 하다보면 굳이 설명 안 해도 ‘우리의 것’을 소중히 여기는 교육효과 크겠다. 문신미술관은 창원이 낳은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선생의 15년간 예술혼이 깃들어 있는 곳. 자녀의 예술적 소양을 북돋워 주고 싶은 이에게 특히 ‘강추’한다. 문신미술관 아래서부터 길을 걸어 가고파 꼬부랑길 벽화마을을 거쳐 올라 가는 길, 약간의 가파름이 중간중간 멈춰 서서 32명의 작가가 그린 꼬부랑길 벽화를 눈여겨보게 한다.

 

◈근대문화 스토리 가득한 진해 군항마을 역사길

= 근대문화유적이 특히 많은 곳, 역사문화에 관심 많은 개념관광객에겐 필수코스가 될 듯하다. 중심은 중원로터리 뾰족한 빨강지붕이 인상적인 수양회관. 러시아식 건축물인 진해우체국, 한국전쟁 때 중공군 포로출신 장철현 씨가 운영했던 중화음식점 ‘원해루’ 등이 모두 여기 있다. 원해루는 영화 ‘장군의 아들’ 촬영지다. 이순신 장군동상과 김구 선생 친필시비(詩碑)도 북원로터리와 남원로터리에서 만날 수 있다. 화가 유택렬이 1955년 만들었던, 지금은 딸 유경아가 운영하는 고전음악다방 ‘흑백다방’도 만날 수 있다.

 

기타 자세한 문의는 창원시 관광과(☎055-225-3701)호 하면 되고, 관광지 찾아가는 길 및 맛집 등 상세한 정보를 원하면 창원관광 홈페이지(http://culture.changwon.go.kr)를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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