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농축협의 계좌를 이용한 보이스피싱이 매년 2,500건 이상씩 발생하고 있지만, 환급금액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 농축협의 점포수는 4,693개소에 달하는데, 해당 점포를 교육·지도하는 담당 직원은 단 2명에 불과해 보이스피싱 예방 활동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천안을)이 농협으로부터 제출받은 '보이스피싱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지역 농․축협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건수는 총 14,383건, 피해금액은 733억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환급 건수는 피해건수의 68%인 9,902건, 환금금액은 338억으로 피해금액 대비 46%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 농축협의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사기이용계좌에 남아있는 피해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 시행된 지난 2014년 3,195건으로 증가했다가, 2015년 2,904건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2016년을 기점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올해 8월까지 2,731건에 달하는 등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

특히 건별 피해금액이 늘고 있다. 올해 피해건수가 2014년에 비해 464건이 줄었지만, 피해액수는 40억 가량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환급 건수는 2014년 이후 2016년까지 계속 감소하다가, 2017년 2,147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그러나 환급금액은 줄고 있다. 2016년 환급액 19억은 전년 대비 17%, 피해금액 대비 12%에 불과한 수준이다. 올해 환급액도 32억 수준으로 피해금액 대비 17%에 불과하다.

최근 3년간 각 지역별 보이스피싱 피해현황을 살펴보면 경기도가 2,298건, 피해금액은 137억으로 가장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도의 피해가 가장 적었다. 122건, 피해금액은 5억8천이다.

 지역 농축협의 피해사례는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보이스피싱 예방 지도와 교육을 담당하는 직원은 단 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농․축협 점포수4,693개를 감안하면 터무니없이 부족한 숫자다. 농협은행의 경우 보이스피싱 발생건수가 2014년 3,052건에서 올해 1,015건으로 3배가량 줄어들었고, 농협은행의 점포수는 1,163개지만, 담당 직원은 7명이다.

박완주 의원은 "보이스피싱 피해가 지속되면서 상호금융의 예방 정책이 효과적으로 시행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지역별 맞춤형 집중 예방 지도를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최근 보이스피싱 수법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까지 이용하는 등 점차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예방 교육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지역 농 축협 점포수 4,693개소를 감안할 때 담당 직원 2명은 사실상 보이스피싱을 방치하고 있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강조했다.

박완주 의원은 "상호금융은 대포통장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인력보강으로 소중한 국민의 재산을 지키는 일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