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박재환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상황 속에서 국민안전과 국가안보를 위해 제대군인들은 상당한 긴장감과 스트레스 속에서 주어진 임무와 목적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 그런 제대군인들이 급변하는 상황과 다양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상황을 적절히 분석하고 탄력적으로 의사결정하기란 벅찬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제대군인은 국가인적자원 측면에서 보면 군대에서의 경험으로 체화된 고도의 정신력과 투철한 목적의식 및 건강한 육체 등 많은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국가는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 가능한 제대군인들의 장점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와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하지만 취업할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상당수의 제대군인이 전역 후 비정규직으로 취업해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급여를 받는 경우가 많은가 하면, 별다른 준비 없이 몇 개월 프랜차이즈 설명회 등을 듣고 창업시장에 뛰어들어 1년 안에 낭패를 당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서투른 투자와 준비되지 않은 창업으로 종자돈을 모두 날리게 되면 남은 인생을 대비할 수가 없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는 ‘2017년 세대융합 창업캠퍼스’ 지원사업을 발표하였다. 경험과 전문성이 풍부한 중・장년층과 디지털시대에 맞는 감각과 열정 및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청년들을 융합해 창업을 준비하는 팀들에게 추가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기술・경험・전문성을 보유한 퇴직인력과 트렌디한 감각과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 간의 매칭을 통하여 경쟁력 있는 창업팀을 발굴하고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감성과 공감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시대에서 가장 핵심적인 경쟁력은 장점을 가진 다양한 그룹과 융합하여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다. 나를 둘러싼 주위 친구, 친지, 동료를 넘어 서로 다른 역량을 지닌 다른 세대 및 계층과 호흡하며 교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이 있는 공간과 장소로 다가가서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나이와 역량이 다른 세대 간 융합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역량이야말로 창업이나 재취업을 성공적으로 견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제대군인. 아직도 살아가야할 날들이 많이 남은 제2의 인생을 위하여 과거의 경험과 전문성에만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트렌드에 맞는 감각적인 역량을 가진 다른 세대들과 융합하고 결합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 나로 변모할 준비를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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