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희 국장

 소방관들에게 정신질환이 만연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현상이 아니다. 사고 발생에 신속 대응에 항상 긴장감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불규칙적인 근무환경 등에서 빚어지는 특수성 때문에 우울증세나 수면장애 등의 각종 정신질환에 시달린다.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화마로 부터 지키다 우울증.수면장애 심지어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에 시달리는 소방관들이 지난해 경우 하루 평균 5.4명꼴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은 악몽에 시달리며 환각증세와 불면 증세인 정신질환인 것이다. 이에 대한 적극적인 예방.치료 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소방관들이 끔찍한 사고 현장에 투입돼 진화.구조.구급 등의 임무를 수행한 뒤 트라우마라는 정신적 상처를 안고 사는 경우가 5명중 4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인력 등 부족으로 1개월 이내에 정신적 상처에 대한 치료를 받거나 상담하는 경우는 불과 3~4% 정도라고 한다.

지난 2012년에서 2017년 7월까지 5년 7개월간 전국에 정신적 고통으로 자살한 소방관이 47명이며 지역별로 보면 경기가 9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으며, 서울(7명), 경북(6명), 부산(5명), 충북(4명), 강원·전북·전남(각 3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매년 연례적으로 자살사고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소방관들의 정신과 진료상담까지 10배 증가한 것이 밝혀졌다.

소방관들의 정신과 병원 진료 및 상담 건수는 2012년 484건, 1013년 913건, 2014년 3288건, 2015년 3887건, 지난해 5087건, 올해(7월말 기준) 3898건 등 총 1만 7557건이었다. 지난해(5087건)의 경우 2012년(484건) 대비 4년새 10.5배가 늘어난 것이다.

바른정당 홍철호 의원이 조사한 결과(소방청 제출자료) 전문의·심리상담사 등이 직접 소방서를 방문해 소방서 직원을 대상으로 예방교육·심리장애 진단 및 1:1 개인상담 등을 실시하는 ‘찾아가는 심리상담실’ 사업은 지난해 기준 전체 소방서 213곳 중 14%인 30곳에서만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변비관으로 인한 우울증 등 정신적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다. 물론 소방당국에서 찾아가는 심리 상담실 운영. 안심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소방관들의 업무에 따른 후유증 치료와 상담 등으로 해소 해주는데 노력하고 있다는 소방당국의 설명이지만 정신적 질환상담이 늘어가고 있는 현실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소방관은 위험한 사고와 화재발생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마지막 보루로 이들의 안전이 곧 시민의 안전이 보장된다. 소방관이 쾌적한 근무환경에서 건강하게 소임을 다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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