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사무국 회의실에서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석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8일(뉴욕 현지시각) 오후 뉴욕 순방 첫 일정으로 이뤄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에서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한 유엔의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약 20분간 미국 뉴욕 유엔사무국 회의실에서 열린 구테흐스 총장과 면담에서 "북핵 문제가 대화로 풀 수 있도록 근원적·포괄적으로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으며 "구테흐스 총장의 대화 중재 노력에 한국 정부는 적극 호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핵 문제의 접근법에 있어 국제사회 공조라는 틀에 갇혀 북한과의 대화의 길이 좀처럼 보이지 않자 유엔을 지렛대 삼아 대화의 길을 모색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에 80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 계획을 밝힌 것도 북한과의 대화 불씨를 살려가려는 의지와 함께 유엔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지만 박수현 대변인은 "이날 면담에서 대북 지원에 대한 직접적인 대화는 없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 1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이례적으로 빠른 시간에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을 높게 평가하고, 향후 결의 이행 등에 있어 국제사회가 단합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북핵문제의 심각성과 엄중함에 비춰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으며 안보리 결의 이행을 위한 유엔 차원의 협력과 함께 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가 조속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도록 가능한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구테흐스 총장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안보리 제재결의안의 완전한 이행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으며 이를 위해서 국제사회의 단합과 군사적 해법이 아닌 외교적 해법에 의한 해결을 강조했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직면한 분쟁·테러·빈곤 등 다양한 도전들에 대응해 나가는 데 구테흐스 총장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했다.

아울러 한국은 지속가능 개발, 기후변화, 난민 등 다양한 글로벌 이슈의 해결 및 공동 대응에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의지를 전달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구테흐스 총장에게 1988년 서울올림픽이 동서 냉전기에 평화와 화합의 계기를 마련했듯,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도 평화를 증진하는 의미가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화합의 올림픽 정신을 구현하는 진정한 평화의 올림픽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유엔 사무총장의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박 대변인은 "이번 면담은 지난 7월 독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첫 면담 이후 두 번째로, 문 대통령과 구테흐스 사무총장 간 친분을 다지고 한반도 문제 해결 및 글로벌 현안 공동대응에 한·유엔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한층 공고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서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