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
벌초
  • 서울일보 news@seoulilbo.com
  • 승인 2017.09.1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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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벌초

김승환

 

멀리서 보면

들망초 꽃벌판 하얗게 흔들리고

가까이 가면

억새, 찔레, 으름넝쿨

잡초가 웃자라 있다

 

오고가는 사람 눈길

잡아끄는 문중 선영

8대에서 12대 조상님

잠들어 계신

한적하고 그윽한 솟다리

 

뿌연 안개 아침

이슬길 깨워

예초기 둘러메고

오래된 핏줄 찾아간다

 

예초기 소리 어설퍼라

묘역발치부터 잔디마당과 봉분까지

옷깃 여며가며 잡초를 깎는다

패인 세월도 메워 꼭꼭 밟는다

 

부디 꿈길 밝으소서!

탯줄로 이어 잔잔히 흘러온 이심전심

풀물 밴 손바닥 공손히 모아 본다

다발진 햇살이 폭포수로 내리는

봉분들 단정하다

 

마음을 포개두고 싶어

내 갈비뼈 사이로

성큼 불어오는

바람소리 숙연하다

 

 

 약력

- <문학춘추> 시/ <순수문학 >수필등단

- 국제펜클럽/한국문인협회 회원

- 전남문인협회 감사/ 나주문인협회 회장

-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졸업

- 나주문학상 수상

- 저서; 수필집<수석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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