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인왕실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임성준군에게 야구선수 모형인형을 선물하고 있다. /뉴시스

(박진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8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게 "대통령으로서 정부를 대표해 가슴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가습기 사고 피해자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그동안 정부는 결과적으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예방하지 못했고, 피해가 발생한 후에도 피해 사례들을 빨리 파악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아이와 가족의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어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는데 그것이 거꾸로 아이와 가족의 건강을 해치고 또 목숨을 앗아갔다는 걸 알게 됐을 때 부모님들이 느꼈을 고통·자책감·억울함이 얼마나 컸을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고 절규하는 부모님들의 모습을 봤는데, 정말 가슴 아프게 마음에 와 닿았다"면서 "어떤 위로도, 도움도 받지 못한 채 막막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부모님들, 건강을 잃고 힘겨운 삶을 살고 계신 피해자 분들, 함께 고통을 겪고 계신 가족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피해자들과 제조기업간의 개인적인 법리관계 라는 이유로 피해자들 구제에 미흡했고 또 피해자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경부가 중심이 돼서 피해자 여러분들의 의견을 다시 듣고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책임져야 할 기업이 있는 사고지만 정부도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할 수 있는 지원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특별구제 계정에 일정 부분 정부 예산을 출연해서 피해구제 재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면서 "법률의 개정이나 제정이 필요한 사안들은 국회에 협력을 요청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의견을 직접 듣고 앞으로 대책 마련에 반영해나가겠다"며 "다시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같은 불행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또 우리 국민이 더 이상 안전 때문에 억울하게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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