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달

김 오 순

 

어둠의 반란이 사위어가는 시간

심장에서 정수리를 타고 흐르는

뜨거움을 느끼며

아침달과의 달디단 해후를 한다

 

간밤의 어둠을 삼켰다 내뿜는

하늘의 입김은

그대로 살풋안개가 되어

하늘과 땅 사이에 희뿌연 장막을 드리우고

이따금 바람이 스치며 들추는 사이사이

언뜻언뜻 보이는 아침달의 요염한 실루엣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겨울과 봄을 내달린 쉼표의 공간

시공을 초월한 인고의 땅에

농심의 간절함이

찰방찰방 물과 함께 채워진 논 위로

잠시 후, 모내기 하며 치러질

천하의 사람들이 살아갈 큰 근본 의식을

축복이라도 하려는 듯

아침달이 보석처럼 박혀 반짝인다

 

하, 올해도 풍년들겠다

 

 

약력

*아호[雅號]: 백향[白香]

*강원도 화천군청 시비 건립

*시와수상문학 문학상 수상

*마산문학관 청라언덕 시 헌정

*전남문화관광재단 선정 시인

*순천시 문화예술 공연단원

*시와수상문학 작가협회 편집이사

*순천시낭송협회 부회장

*순천문협, 한국바다문협 회원

*공저시집 '인연''사치스러운 사색'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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