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함박눈처럼 싸인 출하농민들의 대금변제와 침체된 농수산물도매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내린 이필운 시장의 결단(決斷)에 박수(拍手)를 보낸다.

안양시는 시정의 목표이자 부흥(復興)의 주춧돌인 깨끗한 변화.더 좋은 안양을 위해 신발 끈을 조여 맸다. 이필운 시장은 지난4일 취임3주년을 돌아보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해 2월1일선포한 안양 제2부흥의 효과가 가시적(可視的)으로 느낀다고 했다.

마치 마당가의 석류처럼 익어가고 있다는 말로 들린다. 그리고 4일후인 7일 에는 농민들의 원성이 수리산 정상까지 들리는 대샵청과(주)에 대한 도매시장법인지정 취소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날회견은 서강호 부시장이 오전11시 3층 전자민원실에서 있었다.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은 지난 1977년 8월에 문을 연 안양의 유일한 농수산물 도매 시장(市場)이다.

시장(市場)의 나이는 올해로 강산이 두 번 바뀌고 선출직들의 4년 임기가 다선번이나 바뀐20살이 됐다.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도매시장에 대해 역대시장들 누구도 손을 못 댔던 썩은 환부를 도려내기위해 이필운 시장은 집도(執刀)의 장갑을 꼈다.

법인기업에 법인지정취소라는 극단의 처방은 인간범죄에 비유하면 사형이나 다름없는 극형이라 할 수 있다. 이날회견은 안양시의 시정목표인 깨끗한 변화, 더 좋은 안양을 실감 하는 회견이었다.

이날 서강호 부시장의 번개회견은 20세 청년이 된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이 나이 값을 못하자. 도매시장지정취소라는 중형으로 책임을 묻고 시민들에게 알렸다.

대샵측이 농민들에게 지불할 출하대금은 지난 6월말 현재 26억5천여 만 원이라고 한다. 그래서 도매법인 지정 취소라는 중벌을 알리는 긴급회견이었다.

그동안의 관례대로라면 며칠간의 여유를 두고 기자들에게 회견장소와 날자 시간을 알려왔었다. 그러나 이날 회견은 그동안과는 달리 속전회견이었다.

지정취소를 알리는 당일 오전11시에 번개회견을 하는 안양시를 보면서 사안의 심각성을 짐작케 했다. 앞이 암담(暗澹)하고 서광(瑞光)이 보이지 않는 미래(未來)에는 단념이나 포기는 빠를수록 좋다.

그래서 역대시장들도 못 했던 이필운 시장의 긴 안목(眼目)과 담대(膽大)한 용기(勇氣)가 빛난다. 뿐만 아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안고 가는 이필운 시장의 담대(膽大)한 리더십에 박수(拍手)를 보낸다.

이런 지정취소에 대해 일부에서는 정치논리로 포장해 여론몰이를 하려는 세력들이 있다고 한다. 이는 안양시 60만 시민의 바람이자. 염원인 부흥을 방해하고 시기하는 세력들로 보인다. 그것이 아니라면 오해(誤解)받을 소지가 충분하다.

정치논리를 대입해 여론조장을 하려는 정치권이나 정치인들이 있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 이번 안양시의 결단은 시민의 입장이나 또는 시민의 대표인 시의원의 위치에서 봐야한다. 내년선거를 의식해 흠집용 여론조성보다는 용기(勇氣)와 격려(激勵)를 해야 한다.

오늘의 사태까지 이르게 한 것은 그동안 4년 임기를 다섯 번이나 넘긴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 특히 감시와 견제(牽制)기능이 있는 의회의 책임이 크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눈감고 있었던 의원들의 책임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정치는 결과에 대한 책임이기에 그렇다.
특히 재선(再選)이상의 다선(多選)의원들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그리고 초선(初選)의원들은 선배의원들의 건성의정을 묵과하고 따라간 것이다.

그래서 안양시의원들의 책임은 면할 수가 없다. 그물망이 촘촘하면 작은 고기도 빠져 날수가 없는 이치와 같다.

제대로 감시하고 견제를 촘촘히 했으면 오늘의 사태는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지고 누가 누구를 욕 할수 있나.

안양시 의회 다선의원들은 여야를 떠나 선수(選數)만큼이나 높은 책임과 창피(猖披)를 느껴야 한다. 그리고 초선(初選)의원들은 선배의원들의 건성의정을 답습(踏襲)한 초선대로의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이번의 결단은 정당논리를 벗어나 시민논리와 시민의 눈높이에서 봐야한다. 안양시의원들은 진정으로 지역을 걱정한다면 법인 지정취소를 말하기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苦悶)해야 한다.

안양의 부흥과 깨끗한 변화를 이끄는 이필운 시장의 담대(膽大)함에 박수를 보낸다. 안양의 부흥이나 개혁은 선출직들이 정치적인 이해득실에 묶여 소극적이거나 끌려 다니면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중취독성(衆醉獨醒=모두 취해있는데 홀로 깨어있음을 비유)의 이필운 시장은 모든 이해득실을 버렸다.

오로지 자기 몸을 태워 주위를 밝히는 법당(法堂)의 촛불처럼 60만 시민과 안양을 밝히는 촛불시장이 됐다. 그래서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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