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농축산물 수입이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는데 반해 수출은 소폭 증가에 그쳐 심각한 불균형 구조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EU FTA 6년차 농축산물 수입액은 39억4100만 달러로 40억 달러에 육박한다.

이는 FTA 발효 이전 평년의 21억41200만 달러 대비 2배 정도 증가한 수치다. 이에 반해 국내산 농축산물의 EU 수출은 4억4000만 달러로 수입액 기준 10분의 1 수준에 그쳐 수출입 불균형 구조가 심화되는 것을 보여준다.

EU산 농축산물 수입은 돼지고기와 유제품 등 축산물을 비롯해 과일, 채소 등이 주도하고 있다. 축산물 수입의 경우 FTA 발효 이전 7억6500만 달러에서 발효 6년차 16억5200만 달러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돼지고기가 발효 이전 연 평균 13만9343톤에서 6년차 28만7167톤으로 늘었다. 치즈 등의 유제품은 같은 기간 3만8701톤에서 13만3168톤으로 3.4배나 급증했다.

과일과 채소도 1억3400만 달러로 2.3배 증가했다. 이는 해마다 관세율이 인하되는데다 저율관세할당(TRQ) 증량에 따른 결과다.

이에 반해 국내산 농축산물 수출은 혼합조제식품이나 커피조제품, 라면 등이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농업인들의 소득과 직결되는 신선농산물 수출과는 괴리가 크다. 다만, 느타리버섯과 김치가 각각 732만 달러, 536만 달러로 소폭 증가했다.

물론 국내 신선농산물의 EU시장 경쟁력은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런 대책 없이 방치해서는 수입증가에 따른 국내 피해만 가중될 것이 뻔하다.

따라서 FTA 피해보전 대책을 바탕으로 축산업 경쟁력 제고와 특혜관세를 활용한 신선 농·식품의 수출활성화 방안 수립을 서둘러야 한다.

저작권자 © 서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