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3일 4대그룹과 첫 간담회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많은 그룹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개별 그룹에서 더 관심을 가지는 이슈일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대한상의에서 가진 삼성·현대·SK·LG 등 4대그룹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향후 개별적인 대화를 통해 좀 더 합리적이고 일관적인 정책을 시행하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입장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진행 현대차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 사장이 각 그룹 대표와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민주주의라고 하는 게 무엇이며 어떻게 형성이 되었는지를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기업 측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렸다"며 "정부 내 경제팀의 의견 교환 내용도 상세하게 말씀드려 기업 측에서 도움이 되셨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모임에 청와대에서도 관심을 가지며 미팅이 끝나는 대로 대통령께 보고를 드리라고 연락이 왔다"며 "오늘 기업 관계자들과 나눈 진솔한 대화 내용을 청와대에 가서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30대 그룹 분들을 한꺼번에 모실 때는 진솔한 대화가 어려웠는데 4~5 기업을 만나니 도움 되는 말씀을 나눌 수 있었다"며 "오늘은 대화의 시작이며, 앞으로 개별 그룹과도 대화를 요청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정말 솔직하고 유익한 대화의 기회가 됐다"며 "다만 기업과 관련된 대화 내용은 영업 기밀도 있기에 앞으로도 내용을 다 공개해가면서 만나기는 어렵다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회동 후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위원장님이 공정거래위원장으로 해야 할 일을 말씀해 주셨는데 이해가 많이 됐고 타당하다고 생각했다"며 "이런 소통 기회가 처음인 것 같은데 앞으로도 자주 만나서 어려움이나 발전 방향을 토의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명확하고 신중하게 정책을 펴시겠다고 해 앞으로 전혀 의구심을 가질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며 "다만 화두가 일감 몰아주기므로 앞으로 방향을 안 물어볼 수 없었고, 양적인 규제보다 질적인 측면에서 특수성을 감안해 신중하게 하시겠다는 말씀을 들었다"고 전했다.

하현회 LG 사장도 "진솔하게 설명해 주셨고, 기업 입장에서 앞으로 정책 방향과 같이 공감을 이루며 하나 하나 제대로 된 성공 사례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소통의 의미가 있었던 자리였다"고 답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도 "공정 거래가 중요하고 이에 뛰어난 분이시기에, 일자리 창출 소통을 자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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