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흰머리

신용기

 

하얀 것들은

가장 가벼웁거나

아주 무거웁기도 하였지

 

하얀 것들은

아무것도 채워져 있지 않아 보여도

무게를 가늠할 수 없는 깊이도 있고

가끔 하늘을 담고 있어

간혹 무섭기도 하였고

 

한 생애를 찬란히 살아오신

어머님의 빛나는 흰머리

한 평생 논과 들을 돌아

자식들 훌륭히 키우셨으니

눈꽃처럼 피어나는 백발위에는

온 들과 인내의 품성이 스며있다

 

흰 꽃의 가슴 벅찬 아름다움

눈송이 같은 목화 꽃의 추억

아껴 신으시던 새하얀 고무신

세월가도 무겁게 내려앉아

선명한 진실로 살아 숨 쉬는

아련한 전설이여!

 

 

 

 

 

 

약력

∙ 문단등단 ‘문예시대’ 시, ‘현대문예’ 수필

∙ 광주광역시 시인협회 부회장

∙ 호남시조시인협회, 영암문학 회원

∙ 영암 월출산 찬가, 시종면민헌장 작사

∙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시집 수록

∙ 2008 자랑스런 영암인(문화 부문) 선정

∙ 광주시인협회 문학상(2014) 수상

∙ 시집 <빨간 립스틱과 맥주>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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