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의 왕비’가 베일을 벗었다. 단 10초였지만, 무엇보다 강렬한 잔상과 호기심을 남겼다.

KBS 2TV 새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극본 최진영/연출 이정섭/제작 몬스터 유니온)는 단 7일, 조선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 동안 왕비의 자리에 앉았다 폐비된 비운의 여인 단경왕후 신씨를 둘러싼, 중종과 연산군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로맨스 사극이다. 지금껏 역사가 주목하지 않았던 단경왕후의 삶과 사랑을 그린다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일 ‘7일의 왕비’가 TV 앞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박민영, 연우진, 이동건으로 이어지는 ‘7일의 왕비’ 세 주인공의 강렬한 첫 인상이 전파를 탄 것이다.

공개된 ‘7일의 왕비’ 첫 영상은 약 10초 가량의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어떤 예고 영상보다 깊은 잔상을 남기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극중 박민영(신채경 역), 연우진(이역 역), 이동건(이융 역) 세 주인공의 캐릭터와 스토리는 물론 드라마의 전체적인 색깔까지 오롯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해당 영상은 “둥둥” 묵직한 북소리의 울림으로 시작된다. 이어 부채 너머로 새하얀 한복을 입은 박민영이 모습을 드러낸다. 스피디한 화면 전환 속에서 조심스럽게 깍지 끼며 맞잡은 남녀의 손, 누군가의 등에 기댄 채 슬픈 눈빛으로 바라보는 박민영의 모습 등이 연이어 교차된다.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묻는 듯 휑하니 비어 있는 용상, 나뭇가지를 쥔 여인의 손가락에서 꽃처럼 피어난 붉은 핏방울 등도 등장하며 궁금증을 자극한다.

연우진과 이동건, 닮은 듯 다른 두 남자가 뿜어낸 팽팽한 긴장감과 존재감 역시 막강하다. 갓을 쓴 연우진의 강렬하지만 어딘지 슬픈 눈빛, 용상에서 일어선 이동건의 냉혹하고도 잔혹한 눈빛. 극중 연우진과 이동건은 형제지만 서로에게 칼을 겨눠야 하는 상황. 흩날리는 바람 속 교차되는 두 남자의 눈빛과 표정이 극중 두 남자의 관계를 강렬하게 암시하며 시선을 강탈한다.

휘몰아치듯 빠르게 펼쳐진 10초 영상은 매우 감각적이었다. 흰색과 붉은색의 뚜렷한 색채대비, 둥둥 울리는 북소리, 흩날리는 바람 등 화면을 가득 채우는 요소들이 모두 인상적이었다. 로맨스 사극으로서 ‘7일의 왕비’가 보여줄 애틋한 사랑까지 고스란히 돋보였다. 여기에 대사 한 마디 없이도, 눈빛과 표정만으로 캐릭터를 완벽하게 그린 박민영 연우진 이동건의 열연 역시 돋보였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단 10초 안에 담아냈다는 것이 ‘7일의 왕비’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치솟게 만들었다. 툭 떨어지는 박민영의 눈물방울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지, 박민영을 둘러싼 연우진-이동건의 대립은 어떻게 흘러갈 것이지, 이들 세 사람이 그릴 운명적 사랑이야기는 어떤 것일지 등. 단 10초만으로도 이토록 강렬한 호기심과 여운을 남긴 ‘7일의 왕비’가 더욱 기대된다.

한편 KBS 2TV 새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는 ‘쾌도 홍길동’, 제빵왕 김탁구’, ‘힐러’, ‘동네변호사 조들호’를 연출한 이정섭PD와 최진영 작가가 의기투합한 드라마이다. 현재 방송 중인 ‘추리의 여왕’ 후속으로 31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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