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영화 속에서 왕이나 왕세자는 백성들이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를 풍기지만, 저는 백성과 함께 고생하면서도 현실을 무서워하는 인간적인 왕의 모습을 표현하려 했습니다."

영화 '대립군'에서 광해 역을 맡은 여진구(20, 사진)는 25일 압구정 CGV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기존 왕의 모습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대립군'은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양반 등의 돈을 받고 군역을 대신했던 조선시대 대립군(代立軍)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임진왜란 당시 광해는 백성을 버리고 피란한 선조를 대신해 분조(임시 조정)를 이끌고 왜군에 대항하기 위해 의병을 규합하러 나선다. 관군들이 도망가기에 급급할 때 대립군들은 광해를 직접 호위하며 왜군에 맞서 싸운다.

여진구는 "18살 왕세자가 분조를 맡게 되면서 불안해하고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초반에 그린다"면서 "광해는 백성뿐만 아니라 자신도 믿지 못하지만, 차츰 백성들과 고락을 함께하면서 믿음을 얻게 되고 리더로서 성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대립군의 수장 토우 역을 맡은 이정재는 "대립군은 실제 군인도 아니면서 다른 사람의 돈을 받고 군인 역할을 했던, 그 시대에 가장 밑바닥에 있는 이름없는 사람들"이라면서 "영화를 찍으면서 많은 감정이 교차했다"고 전했다.

이 작품은 실내 세트 촬영을 배제하고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100% 현지 촬영을 진행했다.

'말아톤' 등을 연출한 정윤철 감독은 "임진왜란 때 광해가 실제로 1년 반가량 풍찬노숙을 하면서 의병을 모집하러 다녔다는 기록이 있다"면서 "당시의 실감나는 모습과 감정을 보여주기 위해 전국 올로케이션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의 리얼라이즈픽쳐스와 이십세기폭스코리아가 손잡고 만든 작품으로, 다음 달 3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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