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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남부소방서 119구조대 소방교 이환웅

가을이 깊어지면서 기다렸다는 듯이 TV에는 많은 등산복 광고가 줄을 지어 나오고 있다. 이는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야외활동 열풍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유행과 계절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가을단풍을 즐기려는 가을산행의 최적기가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가을 산행은 오색단풍의 아름다움만큼이나 안전사고의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119구조대의 산악사고 구조출동 역시 가을철에 집중 되고 있는데 그에 대한 예방법을 알아보자.

가을 산악사고 중 가장 많이 접하는 사고는 단연 실족 사고인데 그 원인은 등산장비의 잘못된 착용, 음주 산행, 잘못된 등산방법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여기서는 그러한 기본적 안전수칙이 아닌 다른 두 가지 원인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는 급격한 일교차와 낙엽 때문에 실족사고가 많이 나는데, 새벽에 날이 밝으면 일교차가 커지면서 대기 중의 수분이 지면에 이슬로 맺히게 된다.

그런데 산에서는 나무그늘 아래 수많은 낙엽들로 바위와 지면이 덮여있기 때문에 수분이 증발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바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아침저녁에 등산과 하산이 이뤄지면서 등산객들이 젖은 지면이나 낙엽에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해진 등산로로 다녀야 한다. 또한 바위로 이뤄진 등산로나 급경사지에서는 스틱 등으로 지면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보폭을 줄여서 등산하는 것도 안전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체력저하로 인한 실족사고이다. 흔히들 등산은 조깅처럼 가벼운 운동이라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등산은 시간당 400~800 Kcal를 소모하는 운동효과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등산 도중 체력소모에 따른 열량 섭취와 수분 섭취는 필수요소이다. 특히 산행 중에는 위와 심장에 무리를 주는 과식보다는 적당량의 탄수화물의 섭취하거나 초콜릿이나 견과류 등을 먹는 것이 좋다.

이 밖에도 가을철 산행은 낮 시간이 급격하게 짧아져 산중에서 어둠을 맞아 조난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를 대비하여 배낭에 충분한 음식과 여벌의 옷을 준비해 두어야 한다.

그리고 119에 신고하여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는 것이 중요한데, 위치를 모를 경우 등산로 상에 있는 119산악위치표지판을 확인해서 소방서에 알려주고 그 장소에서 체온을 유지하며 구조대원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知彼知己百戰百勝)이란 말이 있듯이 산과 기후 등에 대해 잘 숙지하고 스스로의 건강상태에 대해 잘 알고 등산한다면 안전사고는 멀어지고 좋은 추억만 남는 멋진 가을 등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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