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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장 장유라

올해 봄 경북 경산에서 한 고등학생이 학교폭력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한 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학교폭력을 '4대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특단의 대책을 쏟아 냈다.

하지만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보도는 끊이지 않고 있다.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정부와 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근절되지 않는 학교폭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 것일까.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해당 학교에서 학교폭력대책위원회가 개최된다. 이 회의에 참석해보면 가해학생들은 대부분 괴롭힘을 장난 정도로만 생각하고 큰 죄의식이 없다.

가해학생 부모들은 내 자녀가 그럴 리 없다며 화를 내다가 결국 자녀의 폭력성에 대해 하나하나 이야기를 듣고서야 눈물을 흘린다.

그때야 아이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했다며 뒤늦게 후회를 하는 부모들이 대부분이다.

가정에서는 귀할 것이 없는 소수의 자녀로 키워지고 학교에서는 입시경쟁과 성적으로 인격과 존엄성까지 평가받는 성적지상주의로, 사회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감정이 없는 무한경쟁으로 우리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물론 경쟁 없이 사회가 발전할 수 없기에 부정적인 면만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항상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 곧 어진 마음도 함께 가르쳐야 한다. 맹자는 어짊의 극치를 '측은지심(惻隱之心)'이라고 했다.

학교폭력이 사라지길 원한다면 아이들에게 이 '측은지심'을 머리와 마음속에 늘 심어줘야 할 것이다.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보고 비웃고 놀리며 더 큰 고통을 느끼도록 하는 학교폭력 가해자의 마음이 아닌 함께 슬퍼하고 근심하고 도와주는 그 마음을 가르쳐야 한다.

넘어진 사람을 보고 그냥 지나치거나 이를 짓밟고 지나가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가르치고 경쟁 속에서도 손을 내밀어 일으켜주는 인성을 가르쳐야 한다.

요즘엔 아이들에게 귀한 물건이라는 게 없다. 잃어버리면 찾는 노력 없이 새로 사주고, 부족함이 없이 키운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키우고 있다. 이런 사소한 것들이 아이들에게 물건의 소중함, 나아가 친구와 주변인의 소중함을 잊도록 하는 것은 아닐까.

내 아이가 귀하다면 작은 것의 소중함을 그리고 주변 친구를 먼저 챙기고 배려하는 마음을 항상 일깨워주고 자녀의 눈을 보며 응원하는 메시지를 늘 들려주길 바란다.

피그말리온 효과처럼 우리의 자녀는 분명 부모의 칭찬과 사랑을 먹고 자라며 기대하는 바람대로 부응하려 노력할 것이다.

가정, 학교, 사회라는 특정한 부분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개인주의로 변해가는 이 사회에 '나' 아닌 '우리'로 살아 갈 수 있도록 가르친다면 우리 자녀에게 학교폭력 없는 행복한 학교를 선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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