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천 오산시 행복한 이주민센터 교장선생님.

오산시 행복한 이주민센터 이재천 교장의 “이제 한국은 다문화가 아니면 살 수 없는 나라가 됩니다”로 시작한 한국 다문화 현주소에 대해 담화를 나눴다.

이재천 교장이 생각하는 다문화는 무엇인가?

- 한국 땅에서 같이 살아가는 것이다. 함께 살아가는 공존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한국는 다문화 인력 없이 나라 산업을 유지할 수도 없다. 우리의 필요에 의해 그들이 한국에온 것인데, 그 뒤는 우리는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다. 우리가 바뀌어야 같이 살 수 있다. 그 지점이 고민의 시작이다.

- 중도입국자녀의 문제다. 재외동포들이 한국에 들어오게 되면 그 자녀들도 동반 입국이 가능하다. 문제는 입국 후에 벌어진다. 한국어도 잘 모르는 아이들이 학업을 따라간다는 것도 어불성설인데 입학자격도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아이들이 어디를 가겠는가. 우리가 그 아이들을 ‘惡’으로 몰고 있는 것이다.

또한, 흥미위주의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도 떠오르는 문제점이다. 취지는 좋지만 우리나라에서의 학력 인정이 안 된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아이들이 사회로 나아갈 준비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 3D업종이나 범죄의 소굴로 빠져드는 길 밖에 없다.

다문화 사회가 된지 오래됐다. 그런데 아직 이런 부분이 법제화 된 것은 없나?

이중 언어를 구사하는 아이들에 대한 비전은 무엇이 있나?

- 예를 들면, 학생들에게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 공장들을 운영하는데 중간 관리자를 제시한다. 기술적인 통역과 일상 언어는 다르다. 아이들이 한국 학력을 취득하는 동시에 기술적인 부분도 같이 교육받는다면 산업현장의 소통의 창구가 될 것이다.

다문화 교육 현장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현안은 무엇인가?

- 그 부분이 제일 아쉽다. 그들을 우리 사회 일원으로 흡수하기 위해선 ‘교육’이 필수다. 알다시피 교육이라는 것은 단기간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오죽하면 옛말에도 백년지대계라고 했겠는가. 그런데 우리는 한국어 교육을 아주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한국말을 할 줄 안다고 한국문화를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우리나라 의무교육 제도처럼 정치권에서도 서둘러 법안을 발의해야 한다. 그래야 이제 점점 더 늘어나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우리’라는 울타리로 들어 올 수 있다.

교육 현장에 오래 종사했다. 교육자로서의 신념은?

- 교육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이다. 더 나아가 우리가 ‘함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다. 38년 교직에 있으며 수많은 학생들이 나와 함께 했다. 그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열심히 살고 있는 모습을 볼 때 뿌듯함을 느낀다.

그때는 의무교육제도 안에서 일했다면 지금은 그 제도 밖의 아이들도 품을 생각이다.

행복한 학교를 운영하며 힘든 점은 무엇인가.

- 법적 장치가 없는 것이 아쉽다. 그리고 비영리단체로써 예산의 어려움이 있다. 어디에도 하소연 할 길이 없는 상황이 더 힘들다.

마지막으로 이재천 교장이 꿈꾸는 다문화 사회는 무엇인가.

- 한국사회가 유지되기 위해선 다문화는 어쩔 수 없는 수순이다. 우리가 외국인 근로자나 동포들이 필요했다면 그들에게도 최소한의 인권을 지키도록 해주자. 사람은 누구나 다 사랑받을 권리가 있다. 아이들에게 낯선 땅에서 냉대 받은 기억만 남겨주지 않았으면 한다. 교육부는 꼭 정부차원에서 이 문제를 들여다보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 잘 사는 세상. 그것이 내가 바라는 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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