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우기자)  "우리나라도 궁극적으로 빅3보다는 빅2로 가는게 국가 산업경쟁력에 있어서 맞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사진)은 최근 정부의 조선업계 구조조정에 대해 이와같은 입장을 밝히고 "전세계 조선업체들의 생산량은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해 '2강 1중' 체제로 가거나 제3의 사업자에게 대우조선해양을 통째로 매각해 2강 체제로 가는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가이드라인에 대해 우회적으로 동의를 표시한 셈이다.

 또 "회사의 새주인을 찾아 주는 방안에 대해 정부도 언급했다"며 "빨리 주인을 찾아야 한다. 주인을 찾는 것과 국내 조선산업의 빅 2 체제 전환은 같은 얘기"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우조선을 닫고 빅2로 가면 사회비용이 엄청나게 들 수 있다. 작지만 단단한 회사로 만든 다음 빅2 체제로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정부와 채권단이 2조9000억원의 혈세를 추가 투입하기로 한 것에 대해 "2015년 4조2000억원을 지원받은 뒤 추가 지원은 안받겠다고 했지만 부끄럽게도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자구노력을 이행해 회사를 흑자전환시켜 국민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 및 채권단이 대우조선의 회생을 위해 추가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한 배경에는 아무래도 대우조선을 정리하는 것보다 추가지원을 해서라도 살리는 것이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대우조선 전 임직원은 무거운 사명감과 함께 이번이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을 가지고 노사가 함께 뼈를 깎는 심정으로 자구노력을 이행하고 회사를 흑자전환 시킴으로써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의 자구계획과 관련해 "대우조선은 지난 1년 반 동안 다양한 자구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이 과정에서 3000명에 달하는 직영인력을 감축하는 등 지난 연말까지 목표로 했던 1조5000억원의 자구계획을 20%초과해 총 1조8000억원에 달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수주부진이 지속되고, 선주사의 경영악화로 소난골과 같은 프로젝트의 인도가 지연되는 문제로 인해 부족자금이 발생하게 됐다"며 "건조자금 투입과 회수시점의 차이로 인해 단기자금 부족현상은 더욱 심화돼 결국 채권단의 추가지원을 초래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계획과 관련해서는 "LNG선 등 회사의 가장 경쟁력 있는 선종 중심으로 매출 포트폴리오가 구성되어 충분히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하반기에는 선박에 대한 규제 강화 등에 힘입어 시장도 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아울러 "신규 영업 측면에서도 위험부담이 높은 해양 EPC 수주는 지양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영업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라며 "계획대로 된다면 지금보다 회사의 매출은 줄어들지만 높은 기술 경쟁력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작지만 단단한 회사가 되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흑자적자 기준은 1~2년전 수주해놓은 배들을 얼마나 예측에 맞게 건조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며 "대우조선을 흑자전환시켜놓고 회사를 떠나는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달 17~18일 집회에서 사채권자들이 금융채권단의 채무재조정을 받아들이도록 설득을 위한 계획에 대해서는 "정공법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3년 후 상환을 하는 데 있어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자료를 통해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올해 흑자전환을 하고 부채비율도 300% 수준으로 조정된다면 더 이상 유동성 위기를 겪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출자전환분도 주식가치를 올려 손실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수주목표인 55억 달러 달성과 관련해서는 "특수선 10억달러, 해양 15억달러, 상선 35억달러"라며 "현재까지 6억달러를 수주했다. 9~12월에 수주 계약이 가장 많이 이뤄지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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