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8년 발병한 스페인독감은 1920년까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최대 1억 명의 사망자를 유발했고, 일제강점기 우리나라에서도 당시 인구 1,700만 명 중 742만 명(43%)이 감염돼 약 14만 명이 희생됐다. 2009년에는 신종플루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며 1만 2,4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전 인류를 다시 패닉상태에 빠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2009년에 발생한 신종플루의 경우 1918년 스페인독감과 달리 사망자 수가 급격히 감소했는데, 이는 전염병 관리를 위한 백신의 개발과 백신을 통한 전염병 사전 예방이 우선이라는 인식 전환의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전량 수입하던 신종플루 백신을 자체 생산하고자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긴급하게 백신 공급이 이뤄졌고, 이로 인해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 감소는 물론 신종플루 확산 방지에 큰 기여를 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감염병에 대한 예방백신 자체생산시스템 부재 국가의 경우, 자국민의 접종 기회가 줄어들게 돼 국민을 위험에 노출시킬 뿐만 아니라 백신을 수입에 의존함에 따라 국가 재정에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는 큰 경험을 하게 됐다.


질병의 사전 예방이 사후 치료보다 경제적이라는 점에서 선진국 및 다국적 제약사의 백신 개발 투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고가의 의약품으로 분류되는 ‘프리미엄백신’개발 능력은 국가 경쟁력과 연결되는 만큼 백신산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집중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동시가 백신주권 확보를 위해 정책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SK케미칼(주) 백신 공장 유치

▲ SK케미칼 백신공장 조감도
▲ SK플라즈마 백신공장 조감도

안동시는 백신산업 육성을 위한 첫 번째 디딤돌로 2010년 SK케미칼(주)를 유치, 2012년에 안동백신공장 ‘L HOUSE’를 준공해 2015년부터 백신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SK케미칼(주) 안동공장은 세포배양, 세균배양, 유전자 재조합 등 모든 기반기술 및 생산설비를 보유해 독감백신을 비롯한 모든 종류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으며, 연간 최대 생산량이 1억4000만 도즈로 이는 전염병 대유행 시 전 국민에게 공급할 수 있는 양으로 국내 단일공장으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SK케미칼(주)는 건축, 설비 및 연구 개발 비용으로 약 4,000억원을 투자했고, 안동시는 산업통상자원부, 경상북도와 협력해 136억원 상당의 예산을 백신생산장비 구축에 지원했다.
시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예산 및 세제혜택 등의 지원책을 통해 2015년에는 SK플라즈마(주) 혈액제재 공장을 유치했으며, 차후 SK케미칼(주) 백신2공장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글로벌 백신 포럼 개최
시는 2016년 9월 9일에 “대한민국 백신산업 글로벌화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2016 경북글로벌백신산업포럼’을 개최했다.
국내외 글로벌 백신기업의 전문가 초빙을 통해 국내 백신산업의 경쟁력을 짚어 보고 국내 백신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 등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올해도 안동시는 글로벌 백신포럼을 개최할 예정으로 글로벌 백신산업 국내외 전문가와의 교류를 통해 대한민국 백신산업 전진기지로서의 위상을 확립할 예정이다.


◆ 국제백신연구소(IVI) 분원 유치 및 프리미엄 백신 개발 사업 추진

▲ 2016 경북글로벌백신산업포럼 개최

시는 국제백신연구소(IVI)와 ‘2016 경북글로벌백신산업포럼’에서 국제백신연구소 안동분원 설치에 합의했고, 2016년 12월 14일에 경북바이오벤처프라자 내에 국제백신연구소(IVI) 분원을 설립했다. 국제백신연구소(IVI)는 개발도상국 국민, 특히 어린이들을 전염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백신개발과 보급에 전념하는 세계 유일의 국제기구로 안동시의 백신연구 개발 및 글로벌 백신산업 발전정책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국제백신연구소(IVI) 안동 분원은 경상북도와 안동시에서 지원하는 ‘프리미엄 백신 개발 사업’을 (재)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1단계로 2020년까지 A/B형 간염혼합백신 연구개발과 백신연구 관련 자립 기반을 조성하고, 2단계로 개발된 A/B형 간염혼합백신의 시제품 생산 및 산업화를 계획 중이다.


◆ 백신글로벌산업화기반구축사업 추진

▲ 국제백신연구소 안동분원 개소

시는 (재)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과 국가 차원의 백신 생산 및 공급 지원을 위한 백신산업클러스터 구축을 구상해 2012년 ‘국가백신산업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타당성 조사 기획연구’용역을 바탕으로 글로벌 수준의 국가백신산업지원센터 설립을 중앙정부에 제안했다.
그 결과 2014년 11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 2015년 12월에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백신글로벌산업화기반구축사업’으로 시행하게 됐다.‘백신글로벌산업화기반구축사업’은 총사업비 1,865억원으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안동시)’및 ‘미생물실증지원센터(화순군)’를 구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는 사업비 1,029억원으로 안동시 경북바이오산업단지 내 부지 45,612㎡, 건축 연면적 12,870㎡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며, 글로벌 GMP(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에 적합한 동물세포배양기반 백신 임상시료제조 대행시설과 유사시 국가 기간시설로도 활용 가능한 백신원료제조시설 용도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제 수준의 백신제조 대행시설이 구축되면 국내 백신기업들의 시설투자 부담 완화 및 시장 진입을 위한 시간 단축을 통해 세계시장 진출을 효과적으로 촉진시킬 수 있는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 백신산업 발전 방향 모색
백신은 특정 질병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감염 후 약물 치료를 하는 것보다 경제적이고 환자의 건강을 위해 유익하다는 판단 하에 이미 많은 선진국에서는 백신산업을 장려하고 있으며, 복잡한 제조기술과 고액의 개발비용이 투자되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다국적 제약기업 뿐만 아니라 최근 바이오벤처 기업들까지 백신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백신의 질병예방 효과 및 경제적 측면을 고려해 볼 때 안동시의 백신산업 활성화 정책은 시대의 흐름을 선도하고 있어 앞으로도 백신산업에 대한 안동시의 투자는 계속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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