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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부경찰서 경무계 경사 이태규

성폭력에 관해 최근 3년간 경찰청 통계를 보면 지난 2010년 1만8220건, 2011년 1만9491건, 지난해 1만9619건이 발생한 것으로 매년 꾸준히 느는 추세다.

이렇게 매년 늘고 있는 성폭력에 관해 실질적으로 예방하려면 어떤 방법이 좋을까?

2년 전 이맘때쯤 강력계에 근무하던 시절 계속적으로 발생되는 강간범(속칭 발바리)을 검거한 적이 있었다.

수법은 흉기를 휴대한 상태로 새벽 시간 혼자 사는 여자들 집 베란다로 침입해 범행한 후 도망가는 수법이었다.

당시 검거된 범인에게 어떻게 피해자 또는 범죄대상자를 물색했는지 추궁해 보았지만 뚜렷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범인과 피해자들과의 연관을 분석하다 하나의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발생 당시 범인은 가전제품 수리직원으로 일을 하고 있었으며 피해자들 대부분은 원룸에 혼자 사는 여자들이었다.

아마도 범인은 범행 전 제품 수리 핑계든 아니든 피해자의 집에 한번은 출입했을 가능성이 컸으며 그것이 아니라 해도 택배물품, 베란다의 빨래 또는 현관의 신발, 거실의 사진, 배달음식의 그릇 등을 통해 여자 혼자 사는 집이라는 것을 범행 전 반드시 알고 범행을 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직접 범죄현장을 뛰면서 안타깝게 느낀 점은 어떤 범죄가 발생했을 때 대부분의 주변사람들은 '그 일은 내 일이 아니다! 남의 일이다!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겠지!'라는 아니한 생각을 하고 있는 문제점이 있었다. 당장 오늘 본인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 말이다.

위 사례를 바탕으로 실질적 성폭력 예방법을 몇 가지 살펴보면 1.혼자 살아도 집에 반드시 남자 신발을 현관에 놓아두고 누군가 같이 살고 있는 듯 집안 분위기를 만들어라.

2.반드시 휴대용 호신용 스프레이, 호루라기를 몸에 지니고 다녀라.

3.옆 건물에서 볼 수 있는 베란다에 여자 속옷만 널지 마라. (범인 입장에서는 여자속옷만 있으면 여자 혼자 사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4.걸어 다닐 때 음악을 듣지 마라. (음악을 듣고 길을 가면 뒤에 누가 따라 오는지 알 수 없다)

5.택시를 탈 경우 반드시 운전기사에게 택시 번호가 뭔지 직접 물어보고 지인에게 문자로 택시번호를 남겨라.(그러면 운전기사도 당신에게 함부로 못 할 것이다)

성폭력 예방법에 관해 몇 가지 나열해 보았는데 실질적으로 중요한 부분은 아마도 '나에게도 오늘 당장 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라는 경각심을 갖는 것부터 범죄예방의 시작점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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