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도담동 시민과의 대화 중 세종시 이춘희 시장이 '관사' 도입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사진 송승화 기자)

(송승화 기자) 정치 권력의 ‘상징’과 예산 ‘낭비’로 꾸준히 지적되어온 지방자치단체장의 관사(공관)에 대해 지난 20일 이춘희 세종시장이 ‘필요’하단 입장을 밝혀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도입 시기는 지금이 아닌 ‘많은 시민’이 찬성할 때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으며, 현재 세종시는 지난 2012년 거주용 아파트 관사가 있었지만, 이춘희 시장이 취임 후 ‘폐지’해 관사가 없는 상태다.

이런 발언은 지난 20일 도담동 시민과의 대화 중 나왔다.

한 시민은 이춘희 시장에게 거주하는 조치원읍의 아파트가 ‘전세’인 이유를 묻는 과정에서 나왔으며 향후 다른 곳으로 가야 할 수도 있어 사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이에 이 시장은 시장 당선 후 업무와 생활을 할 수 있는 ‘아파트 관사’가 있었으나 아파트란 특성상 업무를 할 공간으로 적절치 않아 관사를 반납했단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또한, ‘전세’인 이유는 ‘청약(주택)’을 넣었지만 번번이, 떨어졌으며 과천에 산 ‘집’이 매매가 안 돼 여유가 없었지만, 최근 집이 팔려 곧 세종시에 집을 살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이런 배경 설명 후 이춘희 시장은 관사(공관)의 필요성에 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세종시는 현재 기업 투자 유치와 상담 및 내빈을 맞이할 공적 공간이 없어 주로 '회의실'이나 '식당' 등에서 하는 실정이며 효율적 측면에서 이런 곳보단 ‘영빈관’이나 ‘게스트 하우스’와 같은 곳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17개 지역 단체장의 관사 사용 여부(자료정리 송승화 기자)

이어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경우 단독주택 형태의 관사가 있고 이를 적절히 잘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으며 도입 시기는 많은 분의 찬성이 있을 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관사 필요성에 대해 지방단체장을 역임한 A 씨는 “단체장은 시민이 생각하는 것 보다 많은 대-외 손님을 만난다. 그럴 때마다 호텔, 식당, 회의장을 전전하는 것보단 관사에서의 공적 업무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비즈니스나 업무와 관련돼 초대받은 손님의 경우, 호텔이나 식당보단 관사(공관)로 초청받으면 공인의 입장에서 대접(?) 받는단 느낌을 받아 단체장이 업무를 수행하는데 수월하며 관사는 사용하기 나름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시민과의 대화를 참석한 한 시민은 “과거 밀실과 불 소통 및 특권계층의 상징으로 인식되어온 관사지만 향후 시의 규모와 발전을 고려한다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대의견을 가진 다른 시민은 “점차 관사나 공관을 폐쇄하고, 그 자리를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사용하는 추세인데, 이 시장의 이런 시대 발언은 시대를 거스르는 발상이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17개 광역 시-도 단체장 중 관사(주거용 아파트 포함) 서울시를 포함한 9곳이 관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세종시, 대구시, 인천시, 광주시, 대전시 울산시, 경기도, 제주도 등 8곳은 관사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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