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화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을 앞두고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246호실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는 탄핵을 막으려는 측과 탄핵 마음을 굳힌 측으로 나뉘었다.

탄핵 반대파인 이정현 대표가 이날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은 반론의 기회가 제대로 없었다. 일반인보다도 훨씬 신중하고 깊이 있게 헌법과 법률에 기초해야한다" 며 "특검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다른 사람의 진술과 언론 보도의 여러 의혹을 기준으로 중차대한 직무를 정지하는 것이다" 고 탄핵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어 "200만 촛불 민심은 헌법과 법률 앞에 있지 않다. "탄핵 사유가 광화문 촛불 민심이라고 한다"며 "하지만 어떤 여론조사도, 민심도, 대규모 시위도, 언론 보도도 헌법과 법률 위에 존대하지 않는다" 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한국을 이끌 모든 기준은 법치주의여야하며, 의원의 양심과 상식이어야 한다" 며 "외부의 압력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간절히 호소 드린다" 고 말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조원진 최고위원은 오후 본회의에서 거부된 자신의 5분 발언을 의원총회 자리에서 낭독하며 "탄핵은 '거짓과 선동'에 의한 것이다" 고 말하며 드러나지 않은 '숨은 민심'을 강조했다. 

조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마지막 보루인 정치권마저 한국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며 "거짓과 선동은 잠시 진실을 가릴 수는 있어도 영원히 덮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 최고위원은 아울러 "침묵하는 다수의 국민은 헌정 질서 중단의 문제를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며 "광장의 분노를 이성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고 말했다.

탄핵 찬성파인 김영우 의원은 "대통령이 반론을 펼 수 있는 기회가 없다고 했는데, 사실은 반대 아니냐"며 "국민이 대국민담화를 생중계로 다 봤다. 모든 것을 검찰 수사에서 다 밝힌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이 대표의 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것이 어려운 결정인 것을 강조하면서  "국정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라도 탄핵하는 게 맞다" 고 말하며 탄핵을 독려했다.

탄핵 찬성파인 권성동 의원도 "대통령의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맞느냐는 중학교만 나와도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문제이다" 며 "이런 문제는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게 맞다. 국민 80%가 탄핵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어 "이 사태 이후 큰 자괴감과 참담함을 말할 수 없었다" 며 "우리 당이 살아 날 길은 헌법과 법률을 지키는 길이다. 잘못 한 건 책임지고, 할말 하는 새누리가 되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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