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간 도레이에 투자유치 지극정성 구애 ‘결실’
자동차-항공·기계 등 연관 산업 새로운 돌파구 기대

(신영길 기자)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연 도레이첨단소재(주)의 구미 5국가산단(하이테크밸리) 탄소섬유공장은 김관용 경북지사의 뚝심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도레이에 대한 김 지사의 공들이기는 90년대부터 시작됐다.

63년 한일합섬 합작투자로 한국에 첫발을 내디딘 도레이는 99년 독립회사법인 도레이첨단소재(주)를 설립했는데, 당시 구미시장으로 있던 김 지사의 구애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잘 알려진 사실.

이 후 김 지사는 도레이의 구미 투자를 늘리기 위해 도레이의 해외투자에 대한 관심만 보이면 곧장 일본으로 달려가 도레이를 방문 투자를 요청하는 등 감동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로인해 도레이는 매년 경북지역에 투자를 늘리면서 경북에 투자한 총액은 3조 1천억원에 이른다.

특히, 2013년 도레이 본사의 기술 이전을 받아 구미에 연간 2천200톤 규모의 산업용 탄소섬유 공장을 준공해 한국 최초 산업용 탄소섬유시대를 열었다.

이어 곧바로 2천500톤 규모의 증설을 추진 한국 최대의 탄소섬유 공급능력을 갖춘 회사로 발돋움했다.

이번에 착공한 5국가산단 탄소섬유공장은 김 지사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김 지사는 2014년 9월 28일 일본 도쿄 도레이 본사의 중역회의에 참석 경북의 탄소 연관산업 인프라를 설명하고, 외투지역지정 등을 약속받아 이번 탄소공장 건립을 이끌어 낸 것이다.

자치단체장이 외국기업의 중역회의에 직접 참석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 당시 큰 화제가 됐다.

김 지사는 5국가산단의 탄소공장 건립 속도가 늦어지자 이를 독려하기 위해 2015년 4월 13일 대구경북 물포럼 기간 중 도레이 사장단을 경주로 초청 경북 탄소산업 육성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하며 공장 건립을 서둘러 줄 것을 요청했고, 닛카쿠 도레이 사장으로부터  속도를 내겠다는 즉답을 받아냈다.

탄소섬유 산업에 대한 김 지사의 집념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일찍이 탄소산업이 전자를 넘어서는 경북의 새로운 먹거리가 되리라고 내다보고 끈질기게 매달리며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세계 최고의 탄소섬유 기술을 보유한 도레이에 지극정성을 들여온 도지사는 취임한 지 3년 차에 구미 5국가산단 조성을 성사시켜 기업이 투자하도록 하는 성과를 거뒀다.

실제 도레이는 탄소섬유를 만드는 기술도 뛰어나지만, 이를 복합재료화, 융복합화하는 역량이 세계 일류급으로 알려졌다.

특히 항공기 및 자동차 차체와 부품에 쓰이고 각종 산업의 구조재로 사용할 수 있는 복합재료 기술을 갖춘 기업은 세계적으로 그리 많지 않은데, 도레이는 이 분야에서 세계 1위의 품질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김 지사는 탄소섬유를 통해 자동차 및 항공 부품 등 연관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도레이와 손을 잡을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에 착공한 도레이첨단소재(주)의 구미 5국가산단 탄소공장이 2021년 준공되면 구미는 탄소섬유 산업의 세계적인 집적지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경북 도내 800여개가 넘는 자동차 부품업체를 비롯한 자동차·항공·기계 등 연관 산업에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1%의 가능성만 있어도 달려간다’는 김 지사의 투자유치 철학이다.

이제는 그가 일궈 낸 이러한 기업의 지역내 투자가 좋은 일자리로 빠르게 연결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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