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이 19일 끝내 사임했다.

지난 7월 평생교육단과대학(미래라이프대학) 사업추진을 반대하는 이대학생들이 본관 점거 농성에 들어가 퇴진 요구를 시작한지 80여일만이다.

또한 최 총장은 최근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각종 특혜시비까지 불거져 결국 사퇴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최 총장의 사퇴는 이대 개교 130년 역사상 최초로 중도 퇴진한 총장으로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날 최 총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저는 이제 이화가 더 이상 분열의 길에 서지 않고 다시 화합과 신뢰로 아름다운 이화 정신을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오늘 총장직 사임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돌아보면 지난 2년여 간의 시간은 이화를 위해 헌신할 수 있었던 제 인생에서 가장 바쁘고 힘들면서도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며 "제가 최선을 다해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학교만 바라보면서 힘든 대내외적인 환경을 이겨내며 함께 해주신 교직원 선생님들과 동문 여러분 덕분이었고 자랑스러운 우리 이화의 학생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총장은 미래라이프대학과 관련, "미래라이프대학은 4년제 정규 단과대학으로서 교육의 기회를 확대하고자 한 건학이념과 섬김과 나눔이라는 이화정신의 구현을 위해 추진했던 사업"이라며 "구성원들에게 충분히 설명 드리지 못하고 소통에 부족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이화 전체의 화합을 위해 평단 사업에 반대하는 학생, 교수, 동문들의 의견을 전면 수용하여 해당 계획을 철회하게 됐다"며 "더 나아가서 저는 이제 총장직 사퇴를 표명하오니, 본관에서 아직 머물고 있는 학생과 졸업생들은 바로 나와서 본업으로 돌아가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한편 최 총장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와 관련, "최근 체육특기자와 관련해, 입시와 학사관리에 있어서 특혜가 없었으며 있을 수도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까지 제기돼 왔던 여러 의혹들에 대해서 학교로서는 최대한 사실에 입각해 해명해 드린 바 있다"며 "다만, 앞으로 체육특기자 등의 수업관리를 좀 더 체계적이고 철저히 해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최 총장은 "노조 회원이든 교협 회원이든 비대위 서명 교수이든 아니든 간에 모두 하나의 이화 구성원"이라며 "저의 사직으로 그간의 분열을 멈추시고 오로지 학생과 학교를 생각하시고, 이화가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바를 생각하시며 힘을 모아 지금의 사태를 조속히 해결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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