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 기자) 우리나라 인문서 최초의 밀리언셀러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저자인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연구와 집필을 위해 평생 수집한 서화작품 50건 등 186점을 부여군에 기증했다.

부여군 홍보대사이기도 한 유홍준 교수의 기증 유물전 개막식이 지난 24일 부여문화원에서 이용우 부여군수, 안희정 충청남도지사, 최종호 백제문화제추진위원장 및 김정헌, 임옥상, 이종구 화백 등 200 여명의 문화예술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유물전은 오는 12월말까지 휴관일 없이 열리며 백제와 부여 출신 미술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된 ‘백제의 향기’와 ‘나의 애장품’으로 나누어 142점을 선보인다. 또한, 내년에는 규모를 축소하여 상설전시 되어 관람객들과 계속해서 만날 예정이다.

제1전시실은 ‘백제의 향기’ 코너로 백제 최고의 금석문 사택지적비와 백제미를 대표하는 8문양전 탁본뿐 아니라 김종필 전 총리, 월하스님과 우당 유창환, 일창 유치웅, 오태학, 김인중, 임옥상, 김영갑 등 부여출신 서화가의 작품이 전시됐다. 특히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현암 정성원과 두산 정술원의 작품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2전시실은 '나의 애장품’으로 꾸며졌다. 특히, 백범 김구, 위창 오세창 등 독립운동가와 개화기 구당 유길준, 고균 김옥균, 현현거사 박영효, 운양 김윤식 등 교과서에 나오는 인물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제3전시실에는 밀리언셀러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등장한 애장품 36점을 만나볼 수 있다. 여기에는 추가 김정희, 육방옹, 단릉 이윤영의 글씨 탁본과 김정헌의 소나무와 중생들, 강요배의 호박꽃, 신학철의 지게꾼, 이종구의 삼존불, 황재형의 겨울 사북, 오윤의 겨울새 등 현대 화가들의 작품은 물론 통문관 대표 이겸로, 김지하 시인, 김원용·구중서·이태호 교수 등이 유홍준 교수를 위해 그려준 그림과 글, 편지가 전시되어 당대의 미술평론가 겸 베스트셀러 작가로서의 학문세계와 교류의 폭을 엿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로비에는 표암 강세황의 현판을 위시하여 우암 송시열의 부산 대재각 서석, 기원 유한지의 수북정 현판 탁본, 일중 김충현, 여초 김응현 형제 서예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또 유홍준 교수가 직접 그린 난과 답사기를 구상하며 그린 부채 그림 70여점도 함께 전시되어 관람객의 발길을 끝까지 붙잡는다.

개막식에서 유홍준 교수는 “가볍게 전시실 하나를 꾸미려고 시작했는데 세 개의 전시실을 채운 제법 큰 규모의 전시회가 되었다”며 “전시 기회를 준 부여문화원과 적극 지원해 준 부여군, 충청남도에 감사한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용우 부여군수는 “세계유산 도시, 백제왕도 부여에서 명사 유홍준 교수님의 기증 유물전을 개최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하며, 그동안 소장해온 귀중한 문화유산을 부여군에 기증해주신 유홍준 교수님께 군민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또 안희정 충청남도지사는 “유물 기증과 전시회는 백제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고 우리 지역의 문화 예술적 역량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유홍준 교수는 영남대 교수 및 박물관장, 명지대 문화예술대학원장, 문화재청장을 역임하고 현재 명지대 석좌교수와 가재울미술사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2006년 부여군 외산면 반교리에 휴휴당(休休堂)을 짓고 서울에 5일, 시골에 2일 거주하는 5도 2촌을 실천하면서 부여군민이 되었고, 부여를 제2의 고향으로 삼았다. 2009년부터 봄, 가을에 걸쳐 연 4회 부여의 주요 문화유적지를 탐방하는 ‘유홍준과 함께하는 부여답사’를 8년 째 진행해 오면서 새롭게 부여를 알리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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