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정책을 총괄하는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5일 오후 취임 후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찾는다.

러셀 차관보는 이번 방문길에 김규현 외교부 제1차관,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을 잇달아 만나 북핵문제 등 주요 관심사를 논의할 예정이다.

러셀 차관보가 방한하는 것은 상견례 성격과 더불어, 최근 우다웨이( 武大偉)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의 방북 등으로 점차 강해지고 있는 북·중·러 3국의 대화 재개 압박에 대한 양국의 대응방안 등을 조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우다웨이 대표의 방북에서 보듯 6자회담 의장국으로 회담 재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러시아도 최근 유화적인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반면, 한·미·일 3국은 여전히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 진정성 있는 약속을 한적이 전혀 없으며, 이에 따라 당장 6자 회담을 여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6자 회담 재개 여부를 놓고 한·미·일 3국의 '시기상조론'과 북·중·러 3국의 '선대화론'이 첨예하게 부딪치는 등 한반도 주변열강들의 6자회담 전선도 뚜렷이 형성되고 있다.

러셀 차관보는 이런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 등 전통 우방들과 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 회담의 재개 조건을 조율하고 중국과는 최근 우다웨이 대표의 방북결과를 토대로 핵문제에 대한 북한의 태도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위안부 청구권 문제 등 역사 문제를 놓고 장기간 대치를 거듭하며 공전하고 있는 한일관계에 대한 언급이 있을 지도 관심사이다.

러셀 차관보는 7~9일에는 일본을, 13~14일에는 중국을 잇달아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북핵 문제를 전담하는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다음주초 한중일 순방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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