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막을 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오리온의 우승을 이끈 이승현은 지난 시즌 신인왕에 이어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 MVP에 오르며 농구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의 2년차 포워드 이승현(24)은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오리온의 지명을 받고 "KBL의 두목이 되겠다"고 자신했던 그가 2년 만에 약속을 지켰다.

하지만, 자신만만했던 이승현에게도 남모를 어려움이 있었다.
지난해 겨울 어머니가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 이승현은 "어머니께서 편찮으시다고 하는데 (병명을 떠나)걱정하지 않을 아들이 어디에 있나. 더군다나 암이라는 소식을 듣고, 정말 많이 놀랐고, 걱정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이승현의 어머니는 다행히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지금은 큰 무리 없이 생활이 가능하다. 그의 어머니는 수술 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 직접 경기장도 찾았다.

이승현은 "지금은 괜찮지만 정규리그 때, 걱정을 많이 했던 시기가 있었다"며 "그래도 코트에서는 최대한 농구에만 집중하려고 했다"고 했다.

이승현의 아버지 이용길씨와 어머니 최혜정 씨는 모두 평범한 농구 선수였다. 그래서일까. 농구선수 아들에 대한 애착이 매우 강하다.

최씨는 학창 시절부터 이승현의 플레이를 면밀히 살펴 교정을 도왔고, 이씨는 팀 훈련이 없는 주말 새벽에 슈팅 연습의 도우미를 자처했다. 대학교 때까지 그랬다.

아버지 이씨는 "아들 심성이 착하고, 어려서부터 부모 말을 잘 듣는 아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프로에 간 이후에는 농구 이야기를 잘하지 않는다. 부모보다 훨씬 훌륭한 선수가 되지 않았나. 자랑스럽다"고 얘기했다.

한편, 공교롭게 이승현 프로농구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MVP를 수상한 29일은 이씨와 최씨의 결혼기념일이었다.
이승현은 "챔피언결정전에 모든 정신을 집중하다 보니 부모님의 결혼기념일도 몰랐다"며 "부모님께 축하드린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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