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MLB)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강정호(29)가 근황을 전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25일(한국시간) "긍정적인 태도가 강정호의 긴 재활을 이끌고 있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 매체는 특집기사를 통해 지난해 부상을 당한 강정호를 주목했다. 메이저리그 개막을 앞두고 주자의 슬라이딩과 관련된 규정이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야구계는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체이스 어틀리(LA 다저스)의 송구 방해 슬라이딩 때문에 부상을 당한 루벤 테하다(뉴욕 메츠)를 기억해 '어틀리 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피츠버그에는 이것이 '강정호 룰' 혹은 '코글란 룰'이다.

강정호는 지난해 9월18일 시카고 컵스와 홈 경기에서 유격수 수비 도중 1루 주자 크리스 코글란의 거친 슬라이딩 태클에 왼쪽 정강이뼈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강정호는 이제 스프링캠프에서 수비연습을 하면서 정상적인 몸 상태로 돌아오고 있다.

겨우내 한층 미국생활에 적응한 듯 짤막한 대답은 통역 없이 직접 영어로 했다.

강정호는 "상태는 좋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재활에만 8개월 가까이 걸리는 큰 부상이었지만 강정호는 당시의 고통을 정면으로 마주봤다. 부상 당시 장면을 다시 봤냐는 질문에 "TV를 통해 여러 번 돌려봤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당시 상황을 봐도 괜찮다. 이제 고통도 없고, 감정도 없다. 다만 비정상적인 플레이였을 뿐이다"고 설명했다.

강정호는 "보통 병살을 방지하려고 하는 슬라이딩 보다 조금 더 공격적인 플레이였다. 그저 운이 없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강정호는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지 않고도 타율 0.287에 15홈런 58타점을 기록했다. 타격 성적만 놓고 보면 팀내 위상은 앤드류 매커친 다음이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복귀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유격수 경쟁자였던 조디 머서는 "지난해 강정호는 스프링캠프에서 투수를 상대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시즌이 시작된 후 그는 완벽히 변했고 모두의 걱정을 날려버렸다"고 회상했다.

클린트 허들 감독은 "강정호가 팀을 떠나게 되며 매우 슬프고 고통스러웠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그는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그가 보여준 것은 오히려 더 크고, 강해져서 돌아오겠다는 확신 뿐이었다"며 박수를 보냈다.

이처럼 강정호는 긍정적인 태도로 새 시즌 합류를 위해 재활에 집중하고 있다.

강정호는 "긍정적으로 지내려고 하고 있다. 항상 좋은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고,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 인생에 다른 수술은 없었으면 좋겠다. 이제 야구 인생의 새로운 장이 열리려고 하고 있다"며 웃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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