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기념행사에서 대통령이 수여할 유공자 표창에 조선 정조시대 교지(敎旨)를 재현한 전통한지로 만든 표창장이 수여된다.

4대째 이어온 가평 장지방은 최근 대통령이 수여할 유공자 표창장 제작을 위한 한지 납품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다시 한 번 한지 분야의 전통성을 입증해 보였다.

국가중요무형문화제 제117호 한지장(韓紙匠)의 공방인 장지방은 지난해 6월부터 행정자치부에서 실시한 ‘훈·포장 용지 개선사업’을 통해 조선시대 교지(敎旨)용 한지와 가장 근접한 전통한지를 제작을 최근 완료했다.

행자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훈·포장에 사용되어 온 한지가 조선총독부에 의해 왜곡과 변형된 일본식기술로 만든 것임을 확인하고 T/F팀을 구성해 조선 정조시대 전통한지를 재현하고자 했다.

이로써 국가의 품격을 높이고, 천년을 가는 우리 전통 한지의 보급 등 전통원형을 토대로 하는 한지산업화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다.

이 사업에는 가평 장지방을 포함한 전국 11개 한지업체가 참여하여 표본 선정, 한지장인 인터뷰, 업체별 제조기법 발표회를 진행했다. 이후 재현품을 시연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가평 장지방을 포함한 5개 업체가 밀도, 내절도, 투기도 등 과학적인 데이터분석 등을 통해 최종 재현에 성공했다.

장지방 측은 “훈·포장 용지 개선사업을 위해 여러 차례의 회의와 분석을 거쳐 최종적으로 조전시대 교지를 재현해 최근 납품을 완료했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일본식이 아닌 전통방식의 한지가 우수성을 알리고 또 전통한지가 널리 사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행정자치부는 “시중에 유통되는 한지는 인쇄성이 부족해 불가피하게 닥과 펄프를 혼합한 한국 고유의 한지와 거리가 있는 종이 사용해 와 이를 개선하기 위해 행자부가 직접 나서게 된 것”이라면서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앞으로 정부기관 등의 표창장과 임명장에 한지 사용을 확대하고, 각 자치단체에 한지사용촉진조례 제정을 권장하는 등 전통한지 수요 확산을 위한 노력도 전개할 계획”이라 밝혔다.

가평군 역시 행정자치부의 한지 활용에 적극 동참함은 물론 자체적으로 문화유산인 장지방의 전통한지 활용 방안을 연내에 마련해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가평 장지방은 4대 127년째 가평에서 전통방식 그대로 직접 재배한 닥나무를 이용해 한지를 만드는 전통 한지제조 업체로서, 3대 장용훈 선생은 지난 2010년 문화재청에서 지정한 국가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이어 4대 전승자인 장성우 선생은 지난 2015년 11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2달간 열린 전통한지 전시회에서 직접 한지 제조과정을 시연하는 등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에 우수성을 알리는 대표 전통한지 공방으로 발돋움해 가고 있다.

가평=최원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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