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월드컵을 통해 오랜만에 세계 축구를 경험한 여자축구대표팀이 사상 첫 올림픽 본선행을 목표로 다시 뛴다.

윤덕여(55) 감독이 이끌고 있는 여자축구대표팀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출격을 위해 오는 25일 결전지인 일본 오사카로 떠난다.

그동안 한국 여자축구는 올림픽 본선과 한 차례도 연을 맺지 못했다.

여자축구가 처음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6년 애틀랜타 대회와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는 직전 해 월드컵 성적을 기준으로 출전권을 배분한 탓에 본선행을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최종예선 제도가 도입된 이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04년 아테네 대회부터 2012년 런던 대회까지 꾸준히 도전장을 던졌지만 늘 한 뼘 이상이 부족했다. 여자축구 불모지로 통하던 한국과 이미 세계에서 자리를 잡은 중국, 북한, 일본과의 격차는 생각보다 컸다.

이번에도 쉽지 않은 여건인 것은 마찬가지다. 한국과 호주, 일본, 중국, 북한, 베트남 등이 풀리그를 갖는 최종예선에서 본선행 티켓은 상위 2개팀에만 돌아간다. 아시아에서만 5개국이 나섰던 지난해 캐나다 여자월드컵 본선보다 훨씬 경쟁이 치열하다.

첫 상대인 북한과는 16번 싸워 14번(1승1무)이나 졌다. 2005년 전주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박은정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둔 뒤 9연패 중이다. 16번 중 두 골 이상을 넣은 적이 두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완벽하게 당했다.

두 번째로 맞붙을 일본에도 4승8무14패로 크게 밀린다. 지난 8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에서 2-1로 이기기는 했지만 당시 일본의 전력은 100%가 아니었다.

호주(2승1무11패)와 중국(4승5무24패)전에서도 재미를 못 보기는 마찬가지였다. 베트남과는 8전 전승을 구가 중이다.

결국 태극 낭자들의 리우데자네이루행은 초반에 얼마나 승점을 쌓느냐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북한, 일본을 만나 선전할 경우 흐름을 탈 수 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일찌감치 손을 놔야할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윤 감독은 "그동안 북한전에서 많은 패배의 아픔이 있었지만 경기력은 많이 올라왔다. 자신감을 갖는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코칭 스태프가 각 팀들의 장단점을 영상을 통해 분석하고 있다. 그런 부분을 선수들에게 알려줘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은 여자 축구 사상 최초의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 가입자인 권하늘(28·보은상무)이 컨디션 난조로 빠졌지만 지소연(25·첼시 레이디스), 조소현(28·고베 아이낙), 전가을(28·웨스턴 뉴욕 플래시)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보름이 넘는 합숙을 통해 조직력을 끌어올린 것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윤 감독은 "미드필드를 중심으로 전개하는 패스와 연결 플레이를 많이 주문했다. 그런 부분을 계속 선수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선수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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