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전주 KCC가 16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KCC는 2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86-71로 승리했다.

이로써 KCC는 36승18패로 울산 모비스와 동률을 이뤘지만 상대전적에서 4승2패로 앞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전신 대전 현대 시절인 지난 1999~2000시즌 이후 16년 만이다. KCC라는 이름으로는 첫 정규리그 우승이다.

추승균 감독은 감독 부임 첫 시즌에 곧장 정상에 오르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김진 감독(동양·2001~2002시즌), 문경은 감독(SK·2012~2013시즌)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부임 첫 해 우승을 차지했다.

추 감독은 '원클럽맨'이다. 부산중앙고~한양대를 졸업한 추 감독은 '소리 없이 강한 남자'라는 별명으로 현대·KCC에서 1997년부터 15시즌 동안 활약했다.

2011~2012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고, 2012년부터 코치를 맡았다.

지난 시즌 허재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자진사퇴하면서 감독대행을 맡았고, 이번 시즌 정식 감독으로 부임했다.

KCC는 최근 3시즌 동안 10위, 7위, 9위에 머물려 플레이오프에 가지 못했다. 챔피언결정전 5회 우승이라는 명가의 자존심을 구겼다.

추 감독은 현역 시절 함께 했던 후배들을 '형님 리더십'으로 이끌며 팀의 체질을 개선했다.

역대 프로농구에서 프랜차이즈 선수가 선수와 감독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경험한 건 추 감독이 처음이다.

추 감독은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유니폼에 있던 별 5개(5회 우승 의미)를 뗐다.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의미였다.

신중하고 과감했다. 추 감독은 외국인선수 장단신제 도입에 따른 변화를 빨리 예측했고, 신중한 검토 끝에 1라운드에서 안드레 에밋(191㎝)을 선발했다.

KCC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단신 선수를 1라운드에서 뽑았다.

결단도 빨랐다. 에밋과 리카르도 포웰의 동선이 겹친다는 판단에 지난해 12월 포웰을 전격 트레이드했다.

인천 전자랜드에서 허버트 힐을 데려왔다. 최장신 센터 하승진과의 공존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오히려 시너지로 이끌었다.

하승진의 체력 안배가 가능했고, 하승진이 없는 사이에도 제공권 우위라는 장점을 분명히 했다.

추 감독은 현역 시절에 5차례 우승을 차지해 한쪽 손이 우승반지 5개로 가득하다. 감독으로 6번째 반지를 끼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추승균의 등번호 4번은 KCC에서 영구결번이다. '뼛속까지 KCC맨' 추 감독이 감독 부임 첫 시즌 우승반지를 챙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규리그 1위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KCC는 4위 안양 KGC인삼공사-5위 서울 삼성의 승자와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다툰다. 3월7일 1차전이 열린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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